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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9일.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3일차. 우리는 루스키섬으로 갔습니다. '루스키'는 러시아인이라는 뜻일 테인데, 섬 이름으로 삼은 것은 아마도 이유가 있겠지요.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감싸고 있습니다. 오오츠크해의 거친 파도를 막는 방파제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섬과 본토 사이로 난류가 흐르는지, 블라디보스토크는 이곳의 유일한 부동항이기도 합니다. 본토에서 루스키섬으로 이어주는 다리는 루스키대교로 3.1km 거대한 현수교입니다. 러시아가 2012년 AFEC 회의를 개최할 때 루스키섬에서 본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그 회의를 위해 놓은 다리입니다. 회의장은 지금 극동연방대학교가 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보안이 심해서 대학교에 들어갈 수 도 없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바틀린곶으로 향했습니다. 찻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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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홍세화 선생님을 모시고 후배 둘이랑 고봉산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고봉산 정상에 전망대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둘러볼 겸 올라갔습니다. 일산역에서 만나서 일산 신도시를 감싸고 있는 완충숲길을 따라가다 고봉산 자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밤새 비가 오락가락해서인지 장미꽃잎이 떨어져 꽃길을 만들어놨습니다. 꽃길을 따라 갑니다. 비 온 뒤 오르니 공기가 참 맑았습니다. 멀리 송악산이 보였습니다. 국경보다 더한 휴전선이 있어서 갈 수 없습니다. 국경보다 더 우리의 상상력을 가둬놓고 있는 거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저기가 한강이지? 저기가 조강이고.. 멀리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서로 아는 곳을 가리킵니다. 삼각산이야 누가 뭐래도 잘 아는 곳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 없겠지요. 다만 삼각산까지 탁 트인 전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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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수) 센터의 체험행사로 경기도청소년수련원에 있는 세종도예원을 갔다가 탄도항에 들렀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탄도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서 잘 됐다 싶어 그곳으로 가 바지락칼국수를 먹었다. 그런데 잘못 왔다. 김치가 맛있는 거 빼고 너무 야박하더라. 시골 인심이 더 심하다더니 딱 그런가보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좀 걷기로 했다.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심하지 않아 그냥 걷기로 했다. 잔뜩 흐린 날씨는 오히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탄도항 앞 갯벌에는 풍력발전기가 도열한 누에섬 가는 길과 오른쪽 암초로 가는 길 두 개가 있다. 나는 누에섬은 가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암초 쪽으로 가기로 했다. 잔뜩 흐린 날씨가 갯벌 군데군데 고여있는 바닷물에 비추어졌다. 검은색과 회색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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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토) 뒤늦게 철쭉을 보겠다고 소백산엘 갔다. 죽령고개 까지는 기대를 갖고 갔는데, 초입 현수막을 보니 기대가 반으로 접히는 느낌이었다. 늦겨울 냉해 때문에 철쭉 개화가 좋지 않다고 한다. 아마도 봄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꽃눈이 얼어서이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래도 내친 걸음이니 오르기 시작했다. 길은 소백산 천문대 때문인지 시멘트 포장길이었고, 완만했다. 산길 초입의 철쭉은 져 있었지만 앞으로 고도 기준 약 700m 오르면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오르기 시작했다. 해발고도 1,000m 쯤 오르면서 함박꽃이 나타났다. 너무 기분이 좋아 높다란 나무 끝에 보이는 꽃들을 힘겹게 찍었다. 그런데 오르고 또 오르니 함박꽃이 너무 많고, 눈 높이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많았다.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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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섬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2019년 말 2020년 초까지 인기리에 상영하였던 '사랑의 불시착'도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그 비내섬은 내가 태어난 고향마을(충주시 소태면 복탄리 인다락) 강 건너에 있다. 지난 일요일(6월 12일) 고향에서 나오면서 비내섬을 들러보기로 했다. 이번에 비내섬을 가서는 차로 한 바퀴 돌아볼 계획이었다. 그런데 차량 출입 금지다. 캠핑도 금지다. 환경보전지구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아깝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서 들어갔다. 비내섬은 바짝 말라 있었다. 전날 내린 세찬 소나기도 소용이 없었나 보다. 황량한 풍경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나쁠 것이 없었다. 다만 그늘 없는 길 위의 강한 여름햇빛 때문에 힘들기는 했다. 드디어 강가에 도착했다. 어릴 때 물놀이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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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충주 고향(충주시 소태면 복탄리 인다락) 가는 길에 막흐레기 강가에 잠깐 들렀다. 철새가 많이 오는 곳이라 철새 탐조 원두막이 있어서 사진 찍기 좋았다. 이곳 사람들은 이곳 여울을 막흐레기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막희락탄(莫喜樂灘)이라고 한다. 강 중간에 바위들이 많아서 옛날 배들이 다닐 때 이곳에서 사고가 많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좋아하지 말고 조심하라"는 의미의 여울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건너편 가흥리에는 조선시대 제일 큰 가흥창이 있던 곳이다. 충주 가흥창(可興倉, 혹은 嘉興倉)은 조선시대 한강 수계의 대표적인 조창으로서, 조선 전기에는 충주와 그 주변 지역의 세곡뿐만 아니라 경상도 지역의 세곡까지 모아 한성(漢城)의 경창(京倉)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는 조창이었다. 이곳 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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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1946년~1986년) 선생의 묘를 찾은 건 정말 오랜만이다. 잊은 건 아니지만, 절실하지도 않았나 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첫번 째 답사로 이곳을 찾은 걸 보면 나름 위기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민주화운동을 '수입한 이념'이라며 민주화운동 자체를 모독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그 당의 대표는 광주민주항쟁에 '부채감이 없다'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오윤 선생은 해방 다음해인 1946년에 태어났다. 한국전쟁을 유년에 겪었고, 전쟁의 직접적인 포화를 비껴간 부산에서 태어나고 유년을 보냈다. 다행이라 하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완벽한 내적 외적 상처를 남긴 한국전쟁의 유산의 그늘을 벗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좌'냐 '우'냐가 '죽음'이냐 '삶'이냐를 결정했던 말도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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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4월 4일)부터 가보고 싶었다. 덕수궁 석어당 앞 커다란 살구나무에 꽃이 한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을 보러 말이다. 그런데 짬이 나지 않아 오늘에야 점심 시간에 잠시 들를 수 있었다. 덕수궁을 들어서자 벚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살구꽃과 벚꽃은 약 1주일 차를 두고 피어나니 아차 늦지 않았을까? 덕흥전 쪽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석어당 앞 커다란 살구나무가 보였다. 꽃이 가지 끝에 몇 송이 남아 있다. 설마 꽃잎이 다 진 건 아니겠지? 가까이 가 보았다. 아뿔싸.. 벌써 꽃잎이 모두 지고 난 뒤다. 아쉬운 마음에 석어당 앞 중화전 뒤로 가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이제는 석조전 앞 수양벚꽃을 볼 차례다. 얼른 걸음을 옮겼다. 수양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석조전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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