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8일 서울시청 간 일이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다음 약속시간도 많이 남았다. 나는 걸어서 멀지 않은 창덕궁으로 갔다. 마침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이라 무료 입장이다. 왠지 기분이 좋다. 창덕궁 돈화문을 들어서 금천교 쪽으로 가지 않고 바로 우회전했다. 금천교와 진선문 사이에 있는 꽃밭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곳에는 봄이면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영춘화와 향기가 좋은 미선나무꽃 등이 심어져 있다. 마침 영춘화 꽃 몇 송이가 보인다. 먼저 낙선재로 갔다. 낙선재 앞 백매가 창덕궁 후원 입구에 있는 만첩홍매보다는 1~2주 일찍 피기 때문에 혹시 일찍 핀 매화가 있을까 해서다. 이곳 매화 꽃송이는 물이 올라 통통하게 부풀어 올랐지만 아직 피기 전이다. 볕이 좋은 낙재 후원은 어떨까 했는데, 이곳..
처음 계획대로라면 지금 쯤 제주도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제주로 봄맞이를 가려고 했는데, 그만 계획이 틀어졌네요. 제주도 한림공원에는 매화축제를 한다는데, 아쉬운 마음에 복수초꽃을 보러 고양시 호수공원으로 갔습니다. 호수공원 복수초는 춤추는분수대 광장 옆 생태체험장에 있습니다. 나는 이곳에 바로 갈 수 있는 제1주차장에 차를 대고 곧바로 갔습니다. 지나는 이가 간판을 보고 있는데, 아마도 꽃은 못 본 거 같습니다. 제가 꽃밭을 살펴보니 꽃밭 끄트머리에 몇 송이 복수초꽃이 피어 있습니다. 꽃이 활짝 피지 않은 것은 아마도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날씨 탓일 겁니다. 그래도 복수초꽃을 봤으니 됐습니다. 얼음이 녹은 호수공원은 봄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호수 옆에 늘어선 버드나무들은 물이 올라 연두빛..
2023년 12월 31일. 작년 마지막 날 해넘이를 하면서 2024년에 대한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모두 꾸준하게 해야 하는 것인데, 2024년 첫날인 1월 1일 할 일도 세 가지 정했다. 첫째, 새해 해맞이. 둘째, 북한산 의상능선에 올라 삼각연봉의 설경을 보기. 셋째, 서울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는 창경궁 대온실에 가 매화를 감상하기다. 2024년 1월 1일. 버스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에서 해맞이를 했다. 전전날 많이 내린 눈이 아직 있을까 하고 북한산 삼각연봉이 가장 장엄하게 보이는 의상능선을 올랐다. 조금 오르기 쉬운 국녕사 코스를 선택했다. 물론 국녕사에서 보는 삼각연봉도 매우 장관이기에 겸사겸사다. 의상능선에서 북한산 삼각연봉을 감상하였으니 이제 서울의 첫 매화를 보러 창경궁 대온실로 간..
2023년 12월 31일. 작년 마지막 날 2024년에 대한 몇 가지 계획을 했다. 모두 꾸준하게 해야 하는 것인데, 2024년 1월 1일 할 일도 세 가지 정했다. 첫째, 새해 해맞이. 둘째, 북한산 의상능선에 올라 삼각연봉의 설경을 보기. 셋째, 서울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는 창경궁 대온실에 가 매화를 감상하기다. 새벽 하늘을 보니 하늘은 온통 회색빛었다. 에라 의상능선이나 오르자는 심정으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왠 걸. 지축역을 지나는데, 하늘이 개고 있지 않은가. 구파발에서 내려 흥국사 옆 예전 고양시에서 만들어놓은 매미골누리길 전망대로 가려고 맘 먹었다. 그런데 버스를 잘못 탔다. 북한산성 앞으로 가지 않고, 종점으로 가는 버스였다. 어쩐지 사람들이 안 타더라. 버스에서 내렸지만, 북한산성 쪽..
그렇죠? 누구도 2023년 마지막 해넘이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을 수 없었죠? ㅎ 40년 만의 폭설이 내리고, 또 못지 않게 비가 내렸으니 그렇게 믿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죠? ㅎ 그런데, 저는 사실 믿었어요. 해넘이를 볼 수 있을 거라고요.. 왜냐고요? 저는 비선 날씨앱이 있거든요~ ㅎ 행주산성 대첩문을 지나 권율장군 동상 앞에서 일행들과 서로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먼저 말했습니다. "눈이 그렇게 내리고, 비도 내렸는데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오셨어요?" "구름에 가려 눈으로 볼 수 없어도 마음으로는 볼 수 있잖아요?" 일행 중 한 분이 내 마음하고 똑 같은 말씀은 하십니다~ 전전날 내린 눈 때문에 토성길을 비롯하여 행주산성 내 많은 길들이 폐쇄되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하여 우리는 강가로 내려갈 수 ..
남효온(南孝溫) 선생의 시 「행화시절(杏花時節)」에 붙여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
공양왕 (恭讓王, 1345년(충목왕 1)~1394년(태조 3)) 공양왕은 고려후기 제34대 왕이자 고려의 마지막 왕이다. 재위 기간은 1389년∼1392년이다. 이름은 왕요(王瑤). 신종(神宗)의 7대손으로 정원부원군(定原府院君) 왕균(王鈞)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국대비 왕씨(國大妃王氏)이다. 비는 창성군(昌成君) 노진(盧稹)의 딸 순비 노씨(順妃盧氏)이다. 1389년 이성계(李成桂) · 심덕부(沈德符) 등에 의해 창왕이 폐위되자 왕위에 올랐다. 즉위 후, 이성계 일파의 압력과 간섭을 받아 우왕을 강릉에서, 창왕을 강화에서 각각 살해하였다. 재위 3년 동안 정치 · 경제 · 교육 · 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친 몇 차례의 제도개편을 단행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성계 등 신진사대부들의 자기 세력부식을 위한 사..
내일 서삼릉에 갑니다.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의 능인 효릉(孝陵)의 제사를 지내는 날인데, 참관 겸 비공개능역 답사 겸 겸사겸사 갑니다. 서삼릉에는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정조 임금과 성송연 의빈 성씨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소개되기도 했죠. 시간이 없어 간단히 소개합니다. 드라마대로 의빈 성씨는 정조의 승은을 두 번이나 거절합니다. 그러나 끝내 정조 임금의 후궁이 되었고, 정조의 사랑을 듬뿍 받습니다. 둘 사이에 낳은 아들이 문효세자입니다. 그러나 1786년(정조 10) 5월 11일에 홍역으로 요절합니다. 그해 9월 14일 의빈 성씨도 갑작스럽게 죽습니다. 뱃속에 9개월 된 아이를 밴 만삭의 몸이었습니다. 정조는 제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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