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지나다니는 길은 잊어버릴 수 없어. 우리가 잊어버릴 수 없는 이유는 마음속에서 서로 자주 지나다녔기 때문이지.” 덜컥 잡고 싶은 손을 끝내 잡지 못하고 혼자 걷는 길을 선택했다. 그 길은 두려움일 수 있고, 설렘일 수 있고, 무시무시한 고독일 수도 있다. 그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먼 이방(異邦)의 낮선 도시 뮌스터에서 살기 시작한 시인 허수경은 그곳의 거리를 걸으며 사색을 하고 글을 썼다. 그 산물 중에 하나가 『너 없이 걸었다』(도서출판 난다)다. 그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가장 왕성한 시작(詩作) 활동을 했었다. 절창 「원당 가는 길」과, 고독이 뚝뚝 묻어나는 「기차는 간다」는 그가 고양시 원당에 살 때 쓴 대표적인 시들이다. 나도 ‘혼자’ 걷기 시작할 것 같아 그의 전철을 살펴..
'나는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 우리가 가끔 혼자이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분명 어딘가 도달할 점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내 밑바닥의 어쭙잖은 목소리를 스스로 듣게 된다면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제목에 끌려 이병률의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샀다. 그의 이름에서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읽으면서 많은 위안이 되었던 그의 산문집 《끌림》의 여운이 살아나기도 했었다. 어떤 계기로 문득 '혼자'임을 더욱 자각한 찰나에 책을 보았기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지?'하고 계속 되뇌였다. 기대와 달랐기 때문이다. 맨 위에 인용한 귀절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덮었다. 적어도 위안거리를 하나 얻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말이다. 2020년 ..
6월 12일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는 '리스본행 야간열차'입니다. 1. 영화는 당연히 우리네 삶은 반영하고 있겠지요.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그 어떤 사건은 누군가에겐 그저 흘러간 '과거'이고, 누군가에겐 자신의 존재를 찾는 '현재'이고, 누군가에겐 영원히 함께 하고픈, 또는 영원히 지우고 싶은.. 그러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래'이기도 하지요.. 함께 본 이들이 한결같이 이 영화가 참 좋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저에게도 물론 좋았습니다. 제게도 이 영화는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고, 그리고 '미래'이기도 했습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의 아픈 상처가 되살아나기도 하고요.. 폴투갈도 우리처럼 모진 세월을 겪었나봅니다.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겪은 이들은 지금 같으면 정신적 치료..
문태준의 시집 『맨발』을 마저 읽었다. 오래 전에 샀던, 가방에 넣어두고 조금씩 읽다가 한동안 중단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 마저 읽었다. 못자리 무논에 산그림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물처럼 한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으니 게눈처럼, 봄나무에 새순이 올라오는 것 같은 오후 자목련을 넋 놓고 바라본다 -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중/ 문태준 책이 나온 게 2004년이고, 시인이 1970년 생이니 우리 나이 35살 때 낸 시집이다. 젊은 시인의 시인데,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다. 아마도 농촌 경험을 공유해서일 것이다.. 바짝 마른 못자리 무논에 새물이 들어오면.. 물이 들어오면서 하늘도 비추고, 산그림자도 비추고.. 그게 점점 넓어지고.. 얼마나 바라던 상황이고 정경인가.. 그리고 타는 목마름이라고 했던..
시간 좀 지났습니다. 지난 8월 2일 문득 시간이 났고, 문득 외로웠습니다. 영화나 볼까 하고 뒤적이는데 이 영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을린 사랑 Incendies/ 저는 영화에 대한 2~3줄 짜리 간단한 소개를 보고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전 지식 없이 보고 싶었습니다. 광화문 씨네큐브까지 나가려다 라페스타 롯데시네마에서도 상영해서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 제목 : 그을린 사랑 Incendies*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루브나 아자발, 멜리사 데소르모 풀랭, 막심 고데트* 상영시간 : 130분* 장르 :드라마*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제작국가/언어 : 캐나다, 프랑스 포스터 그리고 ...... 느닷 없는 총성. 여지 없이 살을 뚫고, 피를 튕기는 생생한 총성.. ..
좀 됐네요. 영화를 봤습니다. 광화문에 나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 시네큐브를 갔더니, 우디 앨런의 [환상의 그대] 상영시작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았길래 얼른 들어가 봤던 영화입니다. 환상의 그대(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2010) 감독 : 우디 앨런 출연 : 나오미 왓츠, 안소니 홉킨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조쉬 브롤린 등 지금도 상영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환상의 그대 영어 포스터 환상의 그대 원래 제목은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입니다. '당신은 어떤 키 크고 검은 낯선 사람을 만날 것이다.' 쯤 되겠죠. 한 때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이라고 느꼈을 부부(또는 연인)이지만, 이들의 삶에 불쑥 낯선 이가 나타납니다.(또는 끼..
벌써 재작년이군요. [똥파리]라는 독립영화가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던 게요. 전 그때 그 영화를 못 봤습니다. 남들이 마구 몰려가 보면 오히려 잘 보지 않는 모난 성격 탓도 있지만, 그땐 이상하게 일정이 꼬여서 끝내 못 봤습니다. 어제 12시가 다 되어 케이블TV에서 똥파리를 상영했습니다. 저는 일찍 잠을 자고 싶어하는 아내의 구박을 무릅쓰고 소리를 최대한 줄인 채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래서 대사 일부를 놓쳤습니다~ ㅎ 하지만 전체 맥락에는 지장이 없더군요.) 제작 : 2008년 한국 감독 : 양익준 출연 : 양익준, 김꽃비, 이환, 정만직, 윤승 등 똥파리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밑바닥 사람들입니다. 따뜻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따뜻한 기억도 별로 없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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