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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몇 년 만에 비내섬에 들렸다

풀소리 2022. 6. 14. 21:47

고향 마을에서 바라본 남한강과 비내섬. 건너편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보련산이다.

 

비내섬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2019년 말 2020년 초까지 인기리에 상영하였던 '사랑의 불시착'도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그 비내섬은 내가 태어난 고향마을(충주시 소태면 복탄리 인다락) 강 건너에 있다. 지난 일요일(6월 12일) 고향에서 나오면서 비내섬을 들러보기로 했다.

 

 

비내섬으로 가기 위해 복여울잠수교를 지나다 사진을 찍었다. 멀리 보이는 산자락 밑이 내가 태어난 고향마을이다. 가운데가 비내섬이고 오른쪽 물길이 남한강 본류, 왼쪽 물길이 샛강이다.

 

반대편 상류쪽 풍경. 오른쪽 강가 숲이 무성한 곳으로 걷기 좋은 비내길이 있다.

 

복여울 잠수교를 건너 조터골(충주시 앙성면 조천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 앞의 넓은 벌판이 비내섬이고, 멀리 산골짝이 내가 태어난 동네이다.

 

이번에 비내섬을 가서는 차로 한 바퀴 돌아볼 계획이었다. 그런데 차량 출입 금지다. 캠핑도 금지다. 환경보전지구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아깝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서 들어갔다.

 

 

비내섬으로 들어가는 다리에서 바라본 샛강 풍경

 

비내섬 초입. 버드나무숲 사이로 걷는 길이 만들어져 있지만 고향동네가 보이는 곳으로 곧장 가기로 했다.

 

이 언덕을 넘으면 벌판이 나온다.

 

여기도 가뭄 때문인지 사막같은 풍경이었다. 물론 폐허를 좋아하는 나는 오히려 좋았다.

 

곳곳에 작은 길들이 있다. 가뭄 때문에 억새가 채 자라지 못하였다.

 

비내섬은 바짝 말라 있었다. 전날 내린 세찬 소나기도 소용이 없었나 보다. 황량한 풍경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나쁠 것이 없었다. 다만 그늘 없는 길 위의 강한 여름햇빛 때문에 힘들기는 했다.

 

 

드디어 강이다. 건너편 절벽이 있는 곳이 어릴 때 내가 여름에 와 수영을 하면서 놀던 곳이다. 동산 넘어 고향마을이 있다.

 

여울에 들어가 보았다. 물은 차고 아직은 깨끝해보였다.

 

드디어 강가에 도착했다. 어릴 때 물놀이를 하며 놀던 곳이 바로 건너다 보였다. 물론 가끔은 수영을 해 이곳 비내섬으로 건너오기도 했었다.

 

 

강에서 바라본 고향동네 앞 남한강 모습. 오른쪽이 비내섬이고, 왼쪽이 고향마을 쪽이다.

 

강 건너 고향동네 입구에 있는 멋진 느티나무를 보고싶어서 상류쪽으로 가고자 했다. 그런데 길이 없다. 차를 가지고 들어올 수 없게 하니 사람들 출입이 많이 줄어들었나보다. 예전에는 강가 버드나무 사이사이로 길들이 많이 나 있었는데, 이제는 찾을 수 없다. 나는 강가에서 가지고 간 맥주 한 모금을 마시는 것으로 고향 마을을 못 보는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그래 다음에 또 오지 뭐.. ㅎ

 

 

2022년 6월 14일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