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시집을 뒤지다 옛 명함이 나왔다. 처음 노동운동을 시작했던 1990년 명함이다. 당시 노동단체 이름은 서울운수노동자협의회였다. 보통 줄여서 서운노협이라고 했다. 신설동 로터리 근처 지하실에 사무실이 있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현실 사회주의가 급격히 흔들렸다. 사회주의에 대한 믿음으로 활동해왔던 주변의 수많은 선후배 동료들도 흔들렸다. 주변에서 우수수 운동 대열을 이탈했다. 하도 많은 이들이 떠나니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었다. 투철하기보다는 리버럴에 가까운 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어쩌면 가장 먼저 대열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 떠나니 나까지 떠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현장으로 가기로 하고 들어간 곳이 위의 서운노협이다. 상근을 시작한 날은 공교롭게도 ..

봄이 오는 길 - 박인희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 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옷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옷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어제(2021. 2. 14) 점심을 지인의 텃밭농장에서 함께 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밭으로 갔습니다. 올 겨울 유난히 추웠음에도 여러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꽃도 피었을래나? 하고 둘러보는데, 작은 별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변에 있는 냉이는 꽃대를 올리고..

저는 봄을 참 좋아합니다. 매년 연초부터 기회가 되면 봄맞이 여행을 떠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봄이 제일 빨리 오지요. 1월 초에 벌써 매화가 피고, 그 전에 유명한 금잔옥대 수선화가 핍니다. 2월 중하순이 되면 동해안은 강릉까지 매화가 핍니다. 물론 2월 중순이 되면 서울이나 서해안 쪽에서도 따뜻한 양지에는 별꽃이나 광대나물 같은 작은 꽃들이 피기 시작합니다. 영춘화도 피어나고요. 그래도 봄꽃 하면 단연 매화꽃이니 저는 봄을 좋아하는 만큼 매화를 좋아합니다. 서울에서 매화가 가장 먼저 피는 곳은 어딜까요. 바로 창경궁 대온실입니다. 제주도와 같이 1월 초순이면 핍니다. 연말부터 저는 대온실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실을 계속 폐쇄하여 갈 수 없었습니다. 20..
봄이 오는 소리 - 이상목 촉촉이 물을 긷는 미루나무 가지에도 연둣빛 방울들이 눈을 뜨는 새순에도 그대 사랑의 체온이 무채색 꽃이 되어 두고 온 겨울의 빛깔로 하얗게 젖어갈 때 내 작은 가슴에 살며시 피어나는 봄의 소리 그리움으로 수줍게 다가오는 초록 빛 꿈을 꾼다 가녀린 여인의 젖은 고운 치마 자락에도 떡갈나무 숲을 돌아 불어오는 바람에도 그대 사랑의 체온이 초록 화살이 되어 두고 온 겨울의 빛깔로 잔설처럼 묻혀갈 때 내 작은 가슴에 살며시 피어나는 봄의 소리 그리움으로 수줍게 다가오는 초록 빛 꿈을 꾼다 초겨울에 봄까치꽃을 보았습니다. 킨텍스 수변공원 옆 수로 뚝에서 막 피어나는 봄까치꽃을 보았습니다. 봄까치꽃을 보니 곧 봄이 올 것 같아 설레기도 했습니다. 아직 동지도 안 지났으니 먼 미래기는 하지..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참고 : '꼬인다'는 꾀이다의 옛(?) 표현입니다. '꼬신다'와 같은 뜻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표준어 원형은 '꾀이다'라고 합니다.) 지난 9월 11일(금) 저녁에 홍천 내면 솔무치로 귀농한 친구 집에 갔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동네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낡아 언제 쓰러질 지 모르는 외딴 집 한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이 집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정면이 집의 뒷부분입니다. 사진을 찍는 제가 바라보는 게 남남서 쯤 되니, 집 주인은 남..
2020년 9월 4일 텃밭 이야기 8월 24일 씨앗을 뿌린 무밭입니다. 11일만에 새싹들이 제법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 뿐만 아니라 잡초들도 덩달아 엄청나게 돋아나서 처음으로 김을 매주었습니다. 풀이 작을 때는 호미로 긁듯이 매주면 됩니다. 의외로 간단하죠? 옥수수를 심었던 밭입니다. 쪽파를 심고 상추, 근대 씨앗을 짧은 끝 두 이랑에 뿌렸었습니다. 나머지 앞쪽 긴 고랑에는 9월 3일 열무, 아욱, 토종배추 씨앗을 뿌렸습니다. 고구마와 들깨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퇴비를 안 주고 그냥 심어서인지 들깻잎 빛갈이 연두색으로 변했었습니다. 농사를 잘 아시는 분이 비료를 좀 주어야한다기에 좀 주었더니 며칠 새 몰라보게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맛에 농민들이 화확비료를 쓰나봅니다. 배추도 조금 심었는데, 아직 제대로..
생전 처음 쪽파 심기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같이 농사 짓는 유종탁 선생이 쪽파 씨앗을 조금 주시겠다기에 냉큼 받았습니다. 문제는 밭이었습니다. 긴 장마로 방치되었던 옥수수밭 1차 풀 정리 1차 풀정리를 마친 밭 오랜 장마로 방치해두었던 옥수수밭을 김장거리 심으려고 1차 정리했는데, 밭이 마르지 않아 갈아엎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갈아엎으려고 지난 토요일(22일) 갔었는데, 글쎄 하루 종일 비가 내려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고즈넉하게 보이는 농막 풍경이지만, 곧이어 비바람이 몰아쳐 이 쪽문도 닫아야 했습니다. 23일 일요일 아침 일찍 밭에 나가보니, 저 밭은 전날 온 빗물이 배수가 안 돼 온통 물구덩이였습니다. 일단 배수로부터 만들었습니다. 밭둑이 밭보다 높아 배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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