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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문태준의 시집 『맨발』

풀소리 2018. 5. 28. 10:26

 

문태준의 시집 『맨발』을 마저 읽었다.

오래 전에 샀던, 가방에 넣어두고 조금씩 읽다가 한동안 중단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 마저 읽었다.

 

 

 

 

못자리 무논에 산그림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물처럼

한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으니

 

게눈처럼, 봄나무에 새순이 올라오는 것 같은 오후

자목련을 넋 놓고 바라본다

 

   -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중/ 문태준

 

 

책이 나온 게 2004년이고, 시인이 1970년 생이니 우리 나이 35살 때 낸 시집이다.

젊은 시인의 시인데,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다.

아마도 농촌 경험을 공유해서일 것이다..

 

바짝 마른 못자리 무논에 새물이 들어오면..

물이 들어오면서 하늘도 비추고, 산그림자도 비추고..

그게 점점 넓어지고..

얼마나 바라던 상황이고 정경인가..

 

그리고 타는 목마름이라고 했던가..

물고픈 못자리 무논에 들어오기를 한없이 바라는 물처럼

그렇게 누군가가 그립다면..

 

시인의 사랑은 참으로 큰 것 같다..

너무나 커서 채워도 채워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겠지..

그 결핍이 창작의 힘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 아픔은 어떻게 견디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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