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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 우리가 가끔 혼자이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분명 어딘가 도달할 점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내 밑바닥의 어쭙잖은 목소리를 스스로 듣게 된다면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제목에 끌려 이병률의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샀다. 그의 이름에서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읽으면서 많은 위안이 되었던 그의 산문집 《끌림》의 여운이 살아나기도 했었다. 어떤 계기로 문득 '혼자'임을 더욱 자각한 찰나에 책을 보았기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지?'하고 계속 되뇌였다. 기대와 달랐기 때문이다. 맨 위에 인용한 귀절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덮었다. 적어도 위안거리를 하나 얻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말이다.
2020년 6월 12일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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