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가겠다고 했으나 어제도 여전히 10시가 가까워서야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아내는 내게 줄 것이 있다고 했는데, 목소리는 여전히 활기찼다. 성연이는 아내가 선물을 꺼내놓기도 전에 그게 자기가 주는 거라고 우겼다. 아내가 내어놓은 것은 초콜릿이었다. 발렌타인데이 선물이다. 좋다. 아내가 준 초콜릿/ 이미 성연이 손을 탔어도 나는 기쁘게 받았다. 성연이는 지 엄마가 한 알을 먹었다고 우겼다. 아내는 자기가 아니라고 또 우겼다. 음~ 그림이 그려졌다. 어쨌든 5알 짜리 포장지 안에 4알이 5알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뜯어진 포장지만 아니라면 속을 듯... 4알을 3명이 나눠먹자니 또 다시 다툼이 ㅎ 최후의 승리자는 항상 그러하듯이 성연이다.
겨울에 왠 안개가 이리도 많은지... 아침 출근하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와~ 온통 안개다. 아침에 피어난 짙은 안개/ 온화한 날씨 탓인가. 오염된 공기를 경고하지만, 가을 안개를 너무나 닮았다. 시야를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너머를 가면 마치 누런 벼이삭에 이슬이 맺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았다. 마치 늦가을 새벽 같다. 내 고향은 남한강가이면서 물살이 센 여울이 있는 동네라 늘 안개가 많았지... 특히 가을이면 꾸역꾸역 안개가 피어나고, 아침 등교길 고개마루에서 보면, 마치 산등성이를 감싸고 있는 안개는 바다와 같았지... 오늘 안개는 마치 가을 안개와 같았다. 가을처럼 춥기는커녕 시원한 날씨가 그랬고, 짙은 안개가 그랬다. 저 짙은 안개 너머로 가면 벼 이삭마다 이슬이 맺혀 물방울이 뚝뚝..
오늘이 동지(冬至)다. 1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이다. 다른 말로 하면 해는 이제 더 이상 짧이지지 않을 것이다. 내일부터 해는 조금씩이라도 길어지리라. 그러기에 동지날을 옛부터 해가 다시 태어나는 날로 봤고, 이슬람의 초승달만큼이나 상서롭게 봤나보다. 동지날 지구에 비치는 햇살 각도. 햇살은 남회귀선에서 수직으로 내리 쬐는만큼 북회귀선 북쪽인 우리나라엔 예리한 예각으로 비껴 내린다./ 그림 : 위키백과 어찌되었건 짧고 희미한 햇살을 싫어하는 나에겐 동지란 축하할만한 절기이다. 그렇기에 예전에 나는 동지(冬至) 에 많은 의미를 싣기도 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하는 오늘은 동지에 의미를 싣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해가 길어지기 시작했다고 당장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겨울은 점점 깊어..
연맹의 긴 회의도중 지루하고, 그렇지 않아도 싸늘해진 날씨 때문에 추워서 커피 한잔을 들고 해바라기를 하러 주차장으로 쓰이는 뜰로 나갔다. 한 조각 남은 가을햇살이 제법 강하게 내려쬐고 있었고, 따뜻한 햇살을 천천히 들이키고 있는데, 산란을 위해 교미한 고추잠자리 한쌍이 불현듯 날아와 주차장 바닥에 고인 조그마한 물자리에 씩씩하게 알을 낳고 사진 찍을 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사실 고추잠자리가 알을 낳기 위해 꽁지를 물위에 잘짝 살짝 담글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훌쩍 날아간 뒤에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문뜩 깨달았다. 낼이라도 바짝 마를 물자리... 그곳에다 알을 낳아서 어쩌란 말인가... 부질없는 일이지만 잠자리는 몰랐겠지... 우리가 하는 무수하고 절박한 노력이 저와 같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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