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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의 긴 회의도중
지루하고, 그렇지 않아도 싸늘해진 날씨 때문에 추워서 커피 한잔을 들고 해바라기를 하러 주차장으로 쓰이는 뜰로 나갔다.
한 조각 남은 가을햇살이 제법 강하게 내려쬐고 있었고,
따뜻한 햇살을 천천히 들이키고 있는데,
산란을 위해 교미한 고추잠자리 한쌍이 불현듯 날아와
주차장 바닥에 고인 조그마한 물자리에 씩씩하게 알을 낳고 사진 찍을 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사실 고추잠자리가 알을 낳기 위해 꽁지를 물위에 잘짝 살짝 담글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훌쩍 날아간 뒤에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문뜩 깨달았다.
낼이라도 바짝 마를 물자리...
그곳에다 알을 낳아서 어쩌란 말인가...
부질없는 일이지만 잠자리는 몰랐겠지...
우리가 하는 무수하고 절박한 노력이 저와 같을 수도 있겠지...
<2007. 10. 1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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