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그리고 냉전 지난 화요일이 증조할아버지 제사였다. 제사를 지내기 전후로 아내와 조금 다퉜고, 지금은 냉전 중이다. 난 제사를 참 많이 지낸다. 3대 독자라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설, 추석 1년에 무려 7번이다. 더욱이 2월쯤에는 10일 동안 세 번이 몰려있기도 하다. 제사. 꼭 지내야 하나. 꼭 지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머니가 계시는데, 당신 삶이 '상실'의 연속이었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제사도 지내지 않겠다고 하여 부대끼거나 상실감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적으로 어머니 살아생전에는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것이다. 난 매년 초에 달력에 제삿날 표시를 해두는데, 화요일인 증조할아버지 제사를 수요일로 잘못 표시를 해두었다. 화요일은 아침..
병원, 그리고 오해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치료받으러 병원이라는 델 가봤다. 물론 사소한 조사니 뭐니 해서 간 적은 있고, 20살 때 폐결핵으로 보건소에 간 적도 있지만 말이다. 몸이 좋지 않은 지는 1달 가까이 되었는데, 워낙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나는 습관처럼 그저 버티기만 했다. 그러다가 지난 목요일날 정치포럼이 끝나고 책임감에 마지막 술자리까지 있었던 게 최후의 패착이었던 듯하다. 메이데이날 뒤풀이도 하지 않고 돌아와 일찍 잤는데도 밤새 끙끙거렸다. 관절이 쑤시고, 근육이 쑤시고, 춥고, 무기력하다. 도무지 견디기 어려워 출근길에 병원에 들렸다. 체온을 재본 의사는 매우 심각하다고 한다. 38℃ 쯤 되나보다. 별로 심드렁하게 반응하니, 어른은 아이들과 달라 체온이 높으면 몸에 심각한 결함이 있기..
* 이 글은 풀소리의 [머리 염색] 에 관련된 글입니다. 머리 염색을 했는데,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뭔가 이상하다. 예전같으면 머리 염색만으로도 많이 달라보여야 할 터인데,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내 또래 남자들 얼굴을 닮아있다. 왜일까? 40이 넘으면서 '하루가 다르다'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다. 외모와 나이가 약 10년 격차를 보이던 게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차츰 줄어들었다. 그래도 이상하다. 그래. 그랬나보다. 한 1년 동안 흰머리를 하고 다니면서 적응이 됐나보다. 나도 모르게 젊잖아(?)지고, 대충 말을 놓고... 그러면서 제나이에 맞춰졌나보다. 나이들고, 머리가 희는 건 상관이 없는데, 고루해지고, 모험을 두려워 하는 건 싫다. 남의 시선이 의식되는 건 더 싫다. 철이 없다고 해도 하고싶은대로, 최대..
이율배반(二律背反) 며칠 전 박석삼 선배님의 지적으로 문득 생각이 났다. 난 정형을 싫어했다. 뭔가 틀지어지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추구했다. 액체나 기체처럼 말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 열심히 하는 게 싫었고, 자기 관리 잘 하는 건 더더욱 밥맛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런데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사상이나 조직이나 실천으로 볼 때 고농도 이성적 조합을 필요로 하는 맑스레닌이스트가 되었는지 이상하다. 하긴, 몸에 맡지 않는 옷이었지. 그런데 자꾸 입으니 중독이 되었을 뿐. 전두환 시절에 대학을 다녔다. 엄혹한 시절이었다. 어쩌다 가투에 나가면 언제나 대열 뒤쪽에 자리잡았다. '나이도 있고 한데 뭘' 하며 소심함과 비겁함을 위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집회가 시작되고 전경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며 벌써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일상의 감상을 담아 블로그를 채워가던 일이. 추억의 공간. 진보 블로그.. 그때 만났던 많은 이들이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했었다. 물론 얼굴을 모르더라도, 서로 상대의 따뜻한 글에서 위로를 받고 했었다.. 집착 나는 술 한잔을 마셔도 분위기 좋은 곳, 좋은 사람, 좋은 술잔, 거기에 꽃과 같은 장식을 좋아한다. 마치 누군가에겐 집착처럼 느껴질 정도로.. 행복 나는 왜 집착하는 걸까..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애썼던 시간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 시간 또 시간.. 우리는 무엇을 변화시키려 하는가..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 거기에 '나'가 없으면.. 모든 건 거짓이 아닐까.. 익숙함 아름다운 '나'.. 행복한 '나'.. 이것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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