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행

야생화의 천국 풍도에 다녀왔다

풀소리 2025. 3. 15. 08:56

봄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봄소식, 봄꽃소식이 참 반갑습니다. 나는 될 수 있으면 봄꽃이 제일 먼저 피는 제주도나 남해안으로 봄맞이를 여행을 갑니다. 그러다 보니 SNS나 언론을 통하여 봄꽃 소식이 들리면 너무나 반갑고 한번 가보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동에 속하는 풍도(楓島) 또한 봄꽃 소식을 전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곳에 자생하는 풍도바람꽃 때문이죠.

 

 

풍도에만 자생하는 풍도바람꽃

 

 

풍도는 경기도 안산시에 속한다지만, 충청남도 서산시나 당진시에 아주 가까운 섬입니다. 그래서인지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나는 그곳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습니다. 올 초 우연한 모임에서 풍도바람꽃이 피는 철에 풍도에 가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는 즉시 그러마하고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3월 11일(화)~12일(수) 1박 2일 풍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풍도가는 시간표. 풍도에 먼저 도착하느냐, 육도에 먼저 도착하느냐에 따라 배 타는 시간은 30분 차이가 납니다.

 

방아머리항에서 자월/덕적/소야도 행 배와 승봉/대이작/소이작도 행 배편 시간표입니다. 그곳도 한번 다녀오고 싶습니다.

 

 

풍도 가는 배는 연안부두에서 출발해서 대부도 방아머리항을 거쳐 홀수 날은 육도를 거쳐 풍도로 가고, 짝수 날은 풍도를 거쳐 육도로 갑니다. 풍도까지는 홀수 날이 짝수 날보다 30분 더 걸려 2시간이 소요되지만, 30분 때문에 굳이 짝수 날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섬이 많은 근해 항해라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아머리 항에 우리를 태우고 갈 서해누리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는 날은 흐리고 미세먼지도 많아 시계가 좋지 못했습니다. 밖에서 주변 경관을 보면서 가는 걸 포기하고 선실로 들어와 음식을 먹고, 눕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밖은 궁금하죠.

 

 

시계가 좋지 않아 주위 섬과 지나는 커다란 배들도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곧 망망대해를 나선 것처럼 보였습니다.

 

멀리 육도가 보였고, 육도에서 사람과 차량이 내리고, 또 탑니다.

 

 

이윽고 선내 방송이 나옵니다. 곧 육도에 도착한다고요. 육도는 풍도보다 바다환경이 잘 보존된 섬이라고 하는데, 그곳 모습도 궁금합니다. 풍도는 육도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배편으로 시간 차이는 30분이라고 하지만, 체감은 그것보다 짧은 느낌입니다. 

 

 

우리의 목적지 풍도가 보입니다.

 

우리를 태우고 온 서해누리호입니다.

 

 

우리 일행은 민박집에 짐을 풀고 민박집에 맞춘 점심을 먹고 곧바로 산행에 나섰습니다. 야생화를 빨리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야생화가 나타나야 되는 것 아니야 하고 조바심을 낼 때 쯤 노루귀 한 송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곧 복수초 군락이 나타납니다. 복수초 주위로는 군데군데 노루귀도 보이고요.

 

 

풍도 복수초. 풍도에는 복수초가 너무 흔해서 사진은 하나만 올립니다.

 

복수초 군락지에서 만난 노루귀

 

 

복수초와 노루귀 군락지에서 조금 오르자 이번에는 풍도대극 군락지가 나왔습니다. 대극은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 루수키섬에서 본 뒤 처음 만나는 것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 보는데, 이렇게 많을 수가 없습니다.

 

 

풍도대극의 다양한 모습. 풍도에는 대극도 지천이었습니다. 대극은 독초랍니다.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풍도바람꽃을 보려고 산을 넘는데, 길섶에 느닷없이 노루귀가 나타납니다. 풍도에서는 어디에나 야생화가 있습니다.

 

풍도바람꽃을 보러 산을 넘는 중에 우연히 만난 노루귀

 

 

드디어 풍도바람꽃 군락지에 도착했습니다. 누군가 "풍도바람꽃이다"라고 외친 순간 여기도, 저기도, 온통 풍도바람꽃밭입니다.

 

 

풍도바람꽃. 너무나 많아서인지 갑자기 귀한 느낌이 가시네요.. ㅎ

 

 

이윽고 꿩의바람꽃도 보입니다. 꿩의바람꽃이 물을 더 좋아하는가 봅니다. 물가 쪽으로는 꿩의바람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길섶 양지쪽으로는 일찍 피어난 제비꽃도 보입니다.

 

 

꿩의바람꽃입니다. 바람꽃은 변종이 참 많습니다.

 

길섶 양지꼭 절개지에 피어난 제비꽃

 

 

미세먼지가 많아 시야가 좋지 못합니다. 이웃 섬이 또렷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도 남지만, 한편 몽환적이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멀리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보입니다.

 

승봉도, 자월도 등 이웃 섬들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500년 된 풍도 은행나무

 

은행나무 옆에서 본 풍도항 풍경

 

 

 

이튿날 나는 해가 뜨도록 늦잠을 잤지만, 일행은 일찌감치 해변 나드리를 했나봅니다. 일행 벗 덕분에 일출 사진을 얻었습니다.

 

 

풍도에서 본 일출. 함께 한 벗이 찍은 사진입니다.

 

 

둘째 날은 전날 가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산을 넘어 해안길을 한 바퀴 돌아왔습니다. 주변에 야생화가 많습니다. 복수초는 너무 흔해서인가요?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ㅎ 숙소 다 와서 혹시나 하고 또랑이 있는 조그마한 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머나 이곳이 진짜 노루귀 천국이었습니다.

 

 

숙소 근처에서 만난 노루귀.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노루귀 군락지였습니다.

 

 

과유블급이라고 했던가요. 마음 같아서는 노루귀와 꿩의바람꽃을 더 보고 싶었지만, 욕심은 그만 부리기로 했습니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포구로 나오니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동네 풍경을 다시 한번 담아 봅니다.

 

 

등대가 있는 풍도항 풍경

 

풍도 마을

 

풍도 포구의 갈매기. 멀리 보이는 집이 우리가 묵었던 풍도랜드민박입니다. 민박집 밥과 반찬이 일품입니다.

 

당진 난지도 넘어로 멀리 서산 대산공단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좋은 벗들 덕분에 봄꽃을 마음껏 본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5년 3월 11일(화)~12일(수) 여행

2025년 3월 15일(토) 기록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