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_-b님의 [백무산을 향한 댓글들을 보며] 에 관련된 글. 백/무/산 지난 80년대 박노해가 저항시인의 상징으로 군림(?)할 때 또 많은 사람들이 백무산에 더 열광했었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백무산 시인이 문국현을 지지한다고 해서 난리가 난 모양이다. 물론 난 문국현을 지지할 마음이 없지만, 백무산이 문국현을 지지한다고 해도 유감은 없다. 그의 시가 싫어지지도 않는다. 그의 선택은 선택이고, 난 단지 그의 '묵묵한 고뇌'의 팬일 뿐이다. --- 지금 이곳에 - 백무산 지금 이곳에 오지 않는 건 미래에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서 싹이 트지 않는 건 내일이 와도 꽃이 될 수 없다 지금 이곳에 없는 해방은 미래가 와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 오지 못할 평등이라면 미래가 와도 결코 오지 않는다 ..
죽어가는 걸 바라본다는 건 참으로 쓸쓸한 일이다. 한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한 시대가 죽어가고 있고, 또 한 시대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팠지만, 찬란했던 암울했지만, 새로운 시대를 의심치 않았던 우리들의 젊음과 함께 꽃피었던 시대는 활짝 핀 넓은 꽃밭조차 만들지 못한 채, 열매도 맺지 못한 채 굵은 서릿발 내리는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노골적인 파시스트 정권이 예고되고 있다. 아마도 그것이 다가올 또 한 시대인가 보다. 환호하는 대중은 무엇에 대해 열광하는가. 뒷골목에서 쓴 웃음을 짖는 흩어진 대중은 또 무엇을 안타까워하는가. 철도파업. 명백히 패배한 싸움이다. 엄길용 위원장 말대로 무엇이 우리를 패배하게 했는지 차분히, 그리고 엄혹하게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조직을 살리기 위해선 빠르고, 명..
오늘 정해진 열사 영결식이 있었다. 스산한 늦가을 날씨만큼이나 영결식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얼마 안 돼는 참석자, 얼마 안 돼는 깃발이 열사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결식 연사들의 연설도 힘이 없었다. 투쟁을 위한 분노가 아니라 더욱 가열찬 투쟁을 하겠다는 결의가 아니라 절망으로 내몰리고, 나락으로 내몰리는 우리 처지에 대한 위로의 말들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적은 대오와 적은 깃발 한 때 대한민국 10대 파워집단에 속했던 우리. 그러나 오늘은 다시 30년 전으로 돌아가 작은 것 하나라도 지키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한다. 열사의 아버님은 기도로 영결사를 대신했다. "...건설현장에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겠해주세요." "먼저간 아들을 제가 갈 때까지 하느님 곁에 있게 해주세요." ..
선전물을 만드느라 통계를 모아봤다. 지표로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대단하더라...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에 따르는 양극화의 문제 또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즉하면 IMF조차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한국정부에 경고를 했겠는가? 물론 IMF는 자선단체가 아니고,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인정사정 없이 멋대로 하는 조직이니 필경 비정규직을 줄이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늘고, 노동자 서민의 소득이 줄어들면 서민들의 가정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서민경제도 붕괴돼 결국 국가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본이 무슨 인정사정이 있으랴. 자본을 무자비한 공격에 유일한 방파제 역할을..
지난 일요일(9월 9일)이었다. 민주노동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선출대회에 갔었다. 딱히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번 투표과정에서 고양시지역에서도 부정투표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위원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가야만 했다. 하늘은 청명했다. 볕은 여름처럼 따가웠다. 당에서 대절한 버스는 자유로를, 강변북로를 거침없이 달렸고, 간간이 보이는 강물은, 밤섬은 참 아름다웠다. 대회장으로 향하는 아내와 성연이 이윽고 후보들의 마지막 유세가 시작되었다. 심상정 선본에 있는 아내는 대회장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함께 따라온 성연이도 아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난, 뒷(윗)편에 앉아 편안하게 대회를 지켜봤다. 권영길을 지지하는 당원들과 심상정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
풀소리의 [참혹하다] 에 관련된 글. 대구 달구벌버스 기사가 오마이뉴스 탑에 걸렸다. 반갑다. 달구벌버스가 시민들에게 추가로 서비스하는 '양심우산'이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오마이에까지 전달된 모양이다. 달구벌버스 차량에는 늘 우산을 비치해놓고 있다. 이름하여 양심우산이다. 시민들이 우산없이 나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면 가지고 갔다가 다음에 버스 탈 때 반환하면 되는 것이다. 달구벌버스는 민주버스 소속으로 4개의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중 3번째로 자주관리기업이 된 곳이다.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하기까지 사업주의 고의성부도와 재산도피,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임금체불 등으로 5개월 가까이 파업투쟁을 벌여야 했다. 물론 조합원들이 헌신적으로 투쟁해서 쟁취한 자주관리기업이지만, 시민들의 동조와 협조가 많은 힘이 됐었..
1. 오늘 서울역에서 있은 'KTX 새마을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문화제'는 뉴코아 홈에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병력에 의한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겸했다. 모처럼 서울역을 들썩거리게 하는 스피커 용량이 시원했다. 뉴코아 홈에버 파업투쟁과 강제 연행은 독재정권 시절 분신투쟁처럼 눈물이 속으로 맺히어 아린, 가슴 아픈 분노를 안겨주었다. 경찰이 투입되는 순간 눈물을 삼키는 이랜드 노동자 ▷ 출처 : 프레시안 파업에 참여한 아줌마들. 그들은 평생 파업이나 데모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80만원짜리 일자리. 하루 10시간씩 서 있는 작업환경. 그들이 그런 일을 하게 된 배경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이 있으랴... 그런데, 이랜드 자본은 혹여나 이..
어제. 아니 3월 31일(토),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열렸다. 난 사무실에서부터 긴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다. 머리도 식힐 겸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였다. 영등포역앞 경방필 지하차도를 건너는데, 공사장으로부터 나온 먼지들이 내 폐를 자극했고, 심한 구역질을 동반한 기침 끝에 머리까지 띵하게 되어, 목적 달성은커녕 오히려 낭패를 당했다. 중앙위원회의 회순 확정이 되고, 그렇게 논란이 될 안건이 앞에 없는 것 같아 난 바람을 쏘일 겸 밖으로 나왔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 중앙당사가 있는 곳은 해바라기할 짜투리공원조차 없는 곳이다. 나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근처 여의도행 버스를 탔다. 전경련 앞에서 본 여의도공원 전경련 앞에서 내렸다. 여기만 나와도 컨디션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 멀리 자두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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