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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하늘은 욕심이 없기에...

풀소리 2017. 8. 21. 14:52

어제. 아니 3월 31일(토),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열렸다.

난 사무실에서부터 긴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다. 머리도 식힐 겸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였다.

영등포역앞 경방필 지하차도를 건너는데, 공사장으로부터 나온 먼지들이 내 폐를 자극했고, 심한 구역질을 동반한 기침 끝에 머리까지 띵하게 되어, 목적 달성은커녕 오히려 낭패를 당했다.

 

중앙위원회의 회순 확정이 되고, 그렇게 논란이 될 안건이 앞에 없는 것 같아 난 바람을 쏘일 겸 밖으로 나왔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 중앙당사가 있는 곳은 해바라기할 짜투리공원조차 없는 곳이다.

나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근처 여의도행 버스를 탔다.

 

 

전경련 앞에서 본 여의도공원


 

전경련 앞에서 내렸다. 여기만 나와도 컨디션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

멀리 자두꽃으로 보이는 흰꽃이 피어있는 여의도 공원은 겨울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빽빽한 기운이 느껴진다.

 

앵두꽃

 

 

길을 건너니 앵두꽃이 활짝 피어 있고,

KBS본관 옆으로는 살구꽃이 한창이다.

 

KBS 본관 옆 살구꽃

 

 

윤중로의 명물인 벗꽃은 꽃눈들이 팽팽히 커져있다. 며칠의 따뜻한 봄볕을 받으면 곧바로 활짝 필 것이다. 아마 담주면 완전히 피지 않을까...

 

요즘 하루 햇살이 반짝하면 담날 우박과 천둥이 치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봄과 겨울이 교차하는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계절은, 나무들은 세월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정암 선생이 말하셨든가? 하늘은 욕심이 없기 때문에 계절의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반면 사람 세상은 억지와 욕심이 가득하여 혼돈의 연속이라고...

 

세상의 식량은 현재 인구의 두배를 배불리 먹일 수 있고,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라를 육박하는데도, 우리는 하루하루 살기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내일이 어떠할지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 이 난국은, 분명 누군가의 지나친, 아니 파멸적인 욕심 때문이겠지...

 

꽃눈과 잎눈을 함께 틔우고 있는 배나무

 

곧 쌀알같은 흰꽃을 가득 달 것 같은 조팝나무

 

 

짧은 시간 바람을 쏘이고 돌아가야 한다. 버스를 타오러 나오는 길에보니 나무들 모두 잎눈과 꽃눈을 틔우고 있다. 풀들은 한뼘은 자라 있고, 어떤 풀들은 꽃들이 한창이다.

 

ps :

오늘, 아니 4월 1일, 난 FTA 촛불문화제에 참가하지 않고, 예정된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에서 택시 동지의 분신 소식을 들었다.

휴~ 어찌해야 하는지... 또 미안하기도 하고...

 

 

<2007. 4. 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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