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7일 고양시 가을 고양누리길걷기 코스 사전답사를 하러 호수공원으로 갔습니다. 호수공원에서 걷기 시작했을 땐 하늘이 잔뜩 흐려 금새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습니다. 행주산성으로 가는 길에 하늘이 점점 맑아지더니 창릉천변으로 접어들었을 땐 완전히 맑은 가을하늘이 드러났습니다. 창릉천변에 심은 코스모스가 밭을 이뤄 마음을 한결 가볍게 했습니다. 창릉천을 따라 걷는 길은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따라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흐린 하늘이 개이고 드러난 북한산은 어릴 때 보던 맑은 모습으로 저 멀리서 우리를 품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3일 설악산을 다녀왔습니다. 관광버스로 40여 명이 갔지만, 각자의 등산 실력을 기준으로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팀과 등산로가 잘 정비된 12선녀탕 계곡을 다녀오는 팀으로 나눴습니다. 저는 12선녀탕 계곡으로 갔습니다. 한계령 휴게소 근처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들이 우리가 처음 가려고 했던 주전골이 있는 곳입니다. 주전골은 현재 사고로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계곡은 이렇게 맑습니다. 폭포가 많아서 왠만하면 이름도 없습니다. 이 폭포는 응봉폭포입니다. 수량이 많을 땐 볼만하겠습니다. 숲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창합니다. 예전에 등산로가 정비되기 전에는 이곳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울창한 원시림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상류의 맑은 물입니다. 이번 산행의 종착지..
지난 2017. 10. 29 - 11. 1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다녀왔습니다. 고양시 지역신문인 고양신문에서 기획한 [항일 독립운동의 근거지 찾기] 해외탐방의 일환으로 저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도착 첫날 첫끼로 나온 저녁입니다. 다른 것보다 빵이 참 맛있었어서 올렸습니다. 러시아는 추운 지방이라서 그런지 빵도 대개 기름에 튀긴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느끼한데, 이 빵은 화덕에 구워서 아주 담백하고 맛있었습니다. 아간에 버스에서 창문으로 내다본 금각교의 풍경입니다.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 항구가 있는 쑥 들어온 바다가 '금각만'입니다. 금뿔이라는 뜻이죠. 금뿔을 형상화했는지 금각교의 현수탑 기둥 모양이 뿔을 닮아 있습니다. 다음 날 독수리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금각만 불라디보스토크..
지난 주 토요일(11월 11일) 파주와 연천으로 생명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평화누리길과 민통선 안 태풍전망대 등을 거치는 기행이었습니다. 걷는 거리도 약 10km 정도 되었습니다. 시작은 평화누리길 11코스 주상절리구간입니다. 임진강 옆으로 화산활동으로 생긴 주상절리가 아름답습니다. 주로 고양시 분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통일을 이루는 사람들'의 기행에 저도 등승했습니다. 추수가 끝난 율무밭 위로 가을 햇살이 따뜻한게 펴지고 있었습니다. 나무에 달린 평화누리 리본이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 길은 평화누리 12코스 중에 로하스파크에서 군남홍수조절댐 가는 구간입니다. 제법 길게 늘어선 대열이 순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진을 찍고 하느라 늦었더니 벗들이 얼른 오라고 손짓합니다. 동구 성황당 근처에서 마..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 자락길 열흘전 지나다가 문득 꽃무릇 꽃대가 올라오는 걸 보았는데, 다시 찾으니 꽃무릇이 한창 피어있었습니다. 만개한 꽃무릇은 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큰 눈과 큰 눈섶을 가진 미인처럼 꽃무릇의 꽃술은 하늘을 향해 멋지게 올라가 있습니다. 온 김에 자락길을 걷습니다. 자락길 곳곳에는 숨겨진 보물처럼, 문득 처다보고 거기 있음에 놀라는 도시의 별처럼 숲속 여기 저기에서 하나씩 둘씩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돌고 돌아 '언젠가 가봐야지'하고 생각해던 그길 메타스퀘어 숲길도 걸었습니다. 여기는 시골집 무너진 담장이 있는 뒷뜰처럼 정겹네요.. 푸른 잎들 돋고 새들 노래를 하던 뜰에 오색향기 어여쁜 시간은 지나고 고마웠어요 스쳐간 그 인연들 - 최백호의 '길위에서' 중 이런 풍경과 너무 ..
1. 머리가 아팠다. 순전히 내탓이다.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 자존심이 이제 떨어질 듯 말 듯 간당간당하는 것 같다. 샛강공원은 여전히 평온하다. 주는 것 받는 것 더하고 빼도 세상에 민폐나 끼치지 않고 싶은데, 글쎄, 그렇게 살 거라고 확신하기 힘들다. 2. 며칠 전 문득 봄이 정말 왔음을 느꼈다. 자유로를 지나며 차창으로 스치는 길옆 잔디밭에 푸른빛이 도는 게 보였다. 버들강아지/ 얼마만인가? 새생명이 아우성치는 것 같다. 도시에서 물가에 소담스럽게 아이의 살결처럼 맑고, 투명하고, 그리고 완벽하게 솟아나던 어릴적 시골 봄 풍경을 기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무리일까? 철지난 마른 갈대 사이로 연두색 푸른 빛이 엿보인다. 봄은 나무 밑에도 오고..
연일 수련회다. 이번 3일-4일 운수노조 사무처 수련회 장소는 문경에 있는 문경새재유스호스텔이다. 유스호스텔은 이름 그대로 새재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주최측(?)에선 둘째날 오전에 산책 프로그램을 잡아놨다. 나로선 환영이다. 숙소 앞 풍경/ 주흘산이 눈발에 묻혀있다. 아침을 먹고 나오니 눈이 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어쩜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일지도 모른다며 즐거워했다. 우리들은 일단 문경새재를 오르기로 했다. 어디까지 다녀올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약 1시간 30분이 주어졌다. 문경새재 제1관 앞 웃고 떠들며 가볍고 즐겁게 길을 나섰다. 가볍게 내리는 눈은 황량한 겨울산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일상에서 탈출한다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산길에 눈까지 오니 너무나 좋다. 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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