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2번 째로 큰 섬. 섬 속에 시(市)가 있는 2번 째 섬. 한국전쟁 때는 그 유명한 포로수용소가 있었고, 거대한 조선소가 들어서 87년 대투쟁의 한 장을 장식했던 곳.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고, 해안선이 예쁘다는 섬. 그래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거제 난생 처음 그곳에 다녀왔다. 깨굴과 짱구 지역 민주노동당의 후배이기도 하고, 또 술친구이기도 한 깨굴이, 엄마가 아파 오래도록 내려가 있었는데 마침 부산 교육출장 잡혀서 중간에 짬을 내 거제도에 다녀왔다. 부산에서 거제도는 여객선으로 불과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부산-거제(옥포)를 오고가는 여객선 페레스트로이카호 밤 늦게까지 차수를 바꿔가며 술을 마셨다. 덕분에 늦잠에 늦은 아침을 먹었다. 배시간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깨굴 엄마가 추천..
풀소리의 [봄은 날 기다려 줄까?] 에 관련된 글. 1. 지난 일요일(4월 1일), 아침 8시 반쯤에 떠나서 밤 10시가 넘어 되돌아왔다. 나름 긴 여행이었다. 여행의 목적지는 새만금 갯벌이다. 계화도 갯벌/ 드넓은 갯벌은 죽음의 땅으로 변해있었다. '새만금'하면 무엇보다도 '환경'이 곧바로 연상된다. 그러나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환경'이나 '환경파괴'에 대한 항의나 증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미 파괴된 환경, 죽어가는 것들, 황량함, 이런 것들을 보러 갔을 뿐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말이다. 권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어찌됐든 방해받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이기적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도 때로는 오로지 나만을 위로하고 싶을 때가 있고, 이번 여행은 말하자면 그런 것..
내소사(來蘇寺)는 참 예쁜 절이다. 높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의 올망졸망한 산들이 3면을 감싸고 있고, 단청이 모두 벗겨져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오히려 고색미가 돋보이는 법당과 조선 중기(인조 때)에 지어진 절집들, 그리고 기와를 수평으로 줄지어 넣고, 황토흙으로 쌓아올려 차분한 느낌을 주는 긴 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소사 법당 내소사를 품고 있는 산을 능가산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이 능엄경을 설법하셨던 곳 이름이 능가산이라고 하니 아마 거기서 따온 이름일 것이다. "거듭 떨쳐버리고 곧바로 보이심"을 설법하셨다는데, 나는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떨쳐버려야 할 것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번민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는 사실만은... 내소사로 들어가는 전나무길/ 이곳만 들어서도 단번에 문밖의 번잡..
선운사를 나온 우리(나와 태하)는 김성수 생가를 들려 줄포로 갔다. 줄포(茁浦). 띠풀이 자라는 포구란 뜻이다. 띠풀이 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우리집에 띠풀로 만든 자리가 있었는데, 자손을 번창하라는 기원이 담긴 것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어찌됐든 풀을 뜻하는 초두 초(艸)자가 들어가는 풀 이름은 주로 옛 사람들이 좋아했던 풀이었던 것 같다. 하여간 줄포 역시 이름이 예쁘다. 우리말로 굳이 바꾼다면 '띠개' 쯤 될려나... 곰소염전(파란 블로그)/ 지금도 여전히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줄포는 번성과 퇴락을 함께 경험한 소도시다. 일제 식민지 초기에 부안과 정읍, 고창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대량으로 일본으로 반출하던 유수의 수출항이었다. 그런 영향으로 번창하자, 포구가 개흙이 쌓이면서 큰 ..
전편에서도 얘기했지만, 선운사는 동백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나처럼 번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선운사 경내에서 동백꽃을 가까이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절 안으로 물밀듯이 밀려온 관광객들은 대개 동백꽃 울타리 앞으로 몰려가 단체사진을 찍어 매우 번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주 한적하게 선운사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말이다. 김성수 별장의 호화로운 꽃담 선운사에서 마애석불 쪽으로 방향을 잡고, 선운사 담이 막 끝나는 지점에, 오른 쪽으로 작은 오솔길이 있다. 보통 관광객들은 이곳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으니 길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 길은 친일파로도 유명한 김성수의 별장에서 끝난다. 별장으로 오르는 길 오른 쪽 산비탈은 선운사 뒷동산 동백숲과 어어지는 곳으로 온통 ..
선운사는 꽤나 유명한 절이다. 갑오농민혁명군이 비기를 꺼냈다는 거대한 마애석불에, 노래도 있고, 동백도 유명하고, 욕을 먹는 미당과 관계가 있기도 하고, 한참 답사열풍을 일으킨 유홍준의 [나의문화답사기]의 '완당과 백파선사와의 인연', 추사가 쓴 '백파선사비', 완당이 한 때 아주 싫어했던 '이광사가 쓴 편액' 거기다가 '풍천장어'와 '복분자주'까지... 그러나 이번 내 여행길에서 선운사는 곁들여 가는 여정일 뿐이었다. ▲ 선운사 부도밭/ 백파선사비는 어디로 옮긴 것 같다. 화려한 부도탑보다 난 이런 소박한 부도에 마음이 더 끌린다. 선운사는 내게도 늘 기억되는 절이다. 아주 옛날 여자친구랑 밤차를 타고 새벽에 정읍에 내려 버스를 여러 번 이어타며 선운사로, 마애석불을 지나 산을 넘어 해리로, 거기에서 ..
3월 17일. 그러니까 지난 주 토요일 나는 수원성, 정식 명칭으로는 화성(華城)에 갔다. 그날은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대의원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처음에는 대의원대회에 빠지려고 했었지만 사람들도 만날 겸, 특해 대회장소 바로 옆에 있는 수원성을 보고싶은 맘에 기차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욕할 사람 많겠다. ㅎ) 3시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4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대회장에 도착했음에도 행사는 이제 막 시작이다. 더욱이 사전행사가 너무 많아 2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카메라만 달랑 들고 수원성으로 향했다. 행사장 바로 옆으로는 소나무숲 사이로 수원성을 오르는 길이 나있다. 조금 오르다보니 드디어 성이 나온다. 무수한 노고가 담긴 흔적이겠지만, 그저 있는 그대로만 보면 성벽은 참으로..
1주일간의 휴가를 끝내고 월요일(2월 5일)부터 곧바로 1박 2일 간 부산 출장이었다. 일로 가는 출장이라는 게 부담스럽지만, 부산은 내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기에 부담이 덜하다. 항구와 푸른 바다 때문인지, 20대 시절 큰 고민이 있으면 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었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커다란 국제 여객선을 보면서 괜히 자유를 느꼈고, 태종대 푸른 물과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화'와 '고민'을 삭혔었다. 아침에 본 광안대교(?) 풍경 이번 출장길에 잠자리를 광안리에서 했다. 연구소 소장님이 근처에 사셔서 함께 맥주 한 잔 할 겸 그 곳에서 숙소를 잡았다. 20대 초반 저 아파트 어딘가에서 한 번 묶었던 추억이... 광안리... 참 여러번 와 본 곳이다. 추억은 번개처럼 스치지만, 세월은 흘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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