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매미가 운다 1. 요즘 연일 야근으로 몸이 많이 피곤하다. 아침 일찍 마누라하고 함께 출근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잘 안 된다. 오늘 평소보다 30분쯤 늦게 나오니 버스 정류장은 한가하기만 하다. 벌써 뜨거운 습기 후끈한 게 한 여름이다. 웬만한 빌딩만 한 원릉역 앞 플라타너스는 언제 봐도 경이롭다. 저렇게 큰 나무가 바람에 어떻게 견딜까? 주변에 바람막이도 없는데... 텅빈 정류장에서 한가롭게 커다란 플라타너스 바라본다. 어디서 익숙한 소리 찌----- 찌----- 보리매미 소리다. 반갑다. 아니다. 다음 계절이 떠올라 서늘한 이별이 느껴진다. 보리매미가 울고, 말매미, 참매미가 울고, 쓰르라미가 울고, 쓰르라미 울음소리가 힘겨워지고, 다시 보리매미가 울 때쯤이면 들판에는 곡식이 여물어가고, 빨간 고추..
닐스의 모험 1. 내 아침 출근길은 길다. 승용차로 10분도 안 걸릴 행주산성까지 화정, 행신지역을 답답하게 훑고 지나가는 버스로는 30분이나 걸린다. 그래도 나는 늘 인도 쪽으로 난 창가에 자리잡는다. 버스가 자유로를 지나기에 탁 트인 한강변을 보기 위해서다. 능곡을 지나 행주산성으로 접어들면 황량한 겨울에도 눈맛이 시원하다. 2. 월요일(2월 2일) 아침 나는 습관처럼 내 지정석(?)에 앉았다. 뒤편에서 둘째 또는 셋째 창가다. 행주산성 들머리에 들어서자 뭔가 하늘이 검어지는 듯하며, 어디선가 끼~욱 끼~욱 소리가 들린다. 기러기다.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200-300 마리는 될 것 같은 커다란 몸집의 기러기 떼가 열 개 가까운 편대를 이루며 날고 있었다. . . . 황홀했다. . . . 시골 ..
우리가 상상하던 세상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171일 동안 파업과 직장폐쇄를 끝내고, 노동조합 자주관리 기업 선포식을 갖는 버스노동자들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기대가 어우러져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폐허와 같았던 회사. 낡은 건물. 6개월 동안 운행을 하지 않아 차에 먼지가 잔뜩 껴 폐차장을 방불케하였던 주차장. 그러나 오늘은 이 모든 게 깔끔하게 변해있다. 차량도 이제 막 출고한 차들처럼 반짝반짝 윤이 날 정도로 닦아놓았고. 버스 현장에서 흔히 보는 주눅들고 지친 노동자들, 거들먹거리는 관리자들, 기름때 절은 우중충한 풍경은 간데 없고 활짝 웃는 노동자들이 활달하게 오고가며 자기 할일을 하는 모습만 보인다. "이제 사고 조심만 하면 될 겨~" 모두 되찾은 노동현장에 대해 자신감이 넘친다. 살맛나는 노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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