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퇴근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복도에는 향내가 나를 자극한다. 김동윤 열사 분향소다. 나는 향내 나는 복도에서 오래도록 창문 밖을 내다봤다. 과연 나는 제대로 사는 걸까? 저기 검은 띠를 두른 영정과 촛불과 향불이 피어오르고 있고, 그 향취와 빛이 나와 함께 하고 있지만 나는 분노하지 않는다. 슬프게도. 내가 분노하지 않는 정체는 뭘까? 동지의 슬픔을, 고통을, 다 알기 때문일까? 아님, 그 정도는 작은 고통이고 보다 큰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나름대로 그런 것 같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내가 왜 분노하지 않는지를. 분노가 생활의 전부여선 안 되겠지만, 분노가 현실을 가로막아서는 안 되겠지만, 내가 지향하는 것이 분노를 자양분 삼아야..
이 글은 아내의 [ 결혼생활 8년 만에 드디어 내가 미쳐가는구나.] 에 관련된 글이며, 풀소리의 [아내의 분노와 그 정체는 뭘까?] 에 관련된 글이다. ----------- ▶◀ 고 류기혁 조합원의 명복을 빕니다. ----------- 또 한 명의 동지가 목숨을 바쳤다. 동지가 죽고, 투쟁의 불길을 옮겨야 할 자리에서 투쟁 이외의 글을 쓴다는 건 무안하기만 하다. 또한 난 개인 사이에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와 감정을 다중 앞에 드러내는 것은 싫어한다. 괜히 칭얼대는 아이처럼 보인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글은 올려야겠다. 아내가 '결혼생활 8년 만에..' 글을 올려달라고 했을 때에도 내가 거기에 대하여 답글을 올렸을 때에도 다른 어떤 것보다 아내와 나 사이의 소통이 ..
아내의 [ 결혼생활 8년 만에 드디어 내가 미쳐가는구나.] 에 관련된 글. 1. 아내가 불만이 있다는 건 안다. 다만, 그 불만의 정체를 정확히 모를 뿐이다. 매일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것. 돈 별로 못 벌어오는 것. 아니면 오늘 아내가 올린 글처럼 초청장에 이름을 빼놓은 것. 사실 초청장에 이름을 빼놓은 것은 그 자체로 그렇게 분노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렇게 말한다고 아내의 분노를 부정하거나, 분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문제는 그 이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초청장에 이름을 쓰면서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난 격식을 좋아하지도 않는 편인데다, 초청장을 받을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 부부의 이름을 굳이 다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했다. 최..
그나마 사회생활이라고 하고 있으니 돈버는 미친년이라고 해야 하나? 오늘 아침 드디어 남편 입에서 ‘보자보자 하니까'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왜 어머니 팔순잔치에 나 몰라라 하고 있어 보여서 기분 나쁜가? 새벽까지 술 처먹고 들어오니까 보기 싫어서? 아침부터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데 빨랑 나오라고 문 걷어차서?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올해는 드디어 울 어머니의 팔순잔치가 있는 해다. 나는 솔직히 연초부터 몸을 사렸다.(일을 하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는 유형이라고나 할까.) 잔치에 들어가는 경비나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시댁식구들을 떼거지로 봐야 하는 게 정말 두렵다. 어떻게든 일을 간단하게 처리하고 싶은 나는 여름에 남편과 팔순잔치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대략적인 구상을 했다. -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
고단하다. 몸은 고단한데 잠이 오질 않는다. 뒤척거린지 1시간이 넘었다. 땅에 머리 대면 거의 5분 내에 잠드는 편인데, 너무 고단해서인가. 아내는 아주 늦는다고 했다. 먼저 자야겠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시간이 너무 이른가. 하긴 12시 이전에 자본지가 언제인가... 아내도 없고, 아이도 일찍 자버리고, TV까지 고장이다. 뭔가 조금이라도 소음이 있으면 잘 것도 같은데, 사방은 고요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책이 읽힐 것 같지도 않다. 술을 먹어야 잠이 올까. 어제, 오늘 어렵게 술자리를 피했는데 결국 일어나서 술을 꺼냈다. 다행히 작년 가을에 담아논 국화주가 조금 남아 있었다. 없는 초고추장 대신 양념간장을 꺼내고, 황태포를 꺼내고, 술을 따른다. 조금씩 마시니 향기가 그만이다. 한잔, 두잔, 세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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