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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근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퇴근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복도에는 향내가 나를 자극한다.
김동윤 열사 분향소다.
나는 향내 나는 복도에서 오래도록 창문 밖을 내다봤다.
과연 나는 제대로 사는 걸까?
저기 검은 띠를 두른 영정과
촛불과 향불이 피어오르고 있고, 그 향취와 빛이 나와 함께 하고 있지만
나는 분노하지 않는다. 슬프게도.
내가 분노하지 않는 정체는 뭘까?
동지의 슬픔을, 고통을, 다 알기 때문일까?
아님, 그 정도는 작은 고통이고 보다 큰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나름대로 그런 것 같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내가 왜 분노하지 않는지를.
분노가 생활의 전부여선 안 되겠지만,
분노가 현실을 가로막아서는 안 되겠지만,
내가 지향하는 것이 분노를 자양분 삼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나는 지금 분노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이런 뒤집힌 현상은 뭐란 말인가.
정말 내가 불감증 환자인가.
노동조합 핵심 간부로서,
진보정당 핵심 간부로서,
나는 오늘 나에게 묻지만,
난 답을 얻을 수 없다.
이것이 관료화된 모습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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