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산역 7번 출구 앞에 있는 이정표 강변북로 당산철교 옆에 우뚝 솟은 봉우리. 이곳이 1866년 병인대박해 때 수천의 천주교자들이 처형당한 절두산성지이다. 난 천주교신자도 아니고, 감성적인 호감도 별로 없다. 물론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절두산성지는 내게도 성지로 다가온다. 수천명이 기꺼이 목이 잘리는 형벌을 받게 한 것이 ‘신념’ 하나였다는 게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천주교를 믿느냐?’는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하면 그대로 방면되었을 터인데 말이다. 저승사자 같은 형리의 물음에 ‘예.’ 또는 ‘묵언’으로 ‘신앙’을 시인한 목들은 망나니의 칼날에 떨어져 저 높은 벼랑 밑으로 쌓여갔겠지. 차마 볼 수 없을 참혹함이 시간이 지나 역사가 되어보니 떨어진 목들은 수천의 꽃이 되었고, 씨앗..
오랜만에 다시 여의도 샛강공원을 찾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적막함이 있었고, 심지어 봄 흙내음과 풀향기도 있었다. 찬란한 햇살은 초록의 풀밭 위에도, 심지어 지난 겨울을 추억하는 메마른 갈대숲 위로도 흠뻑 쏟아지고 있었다. 꽃과 바람, 태양의 빛조차 머금은 듯한 새로 돋아나는 연록의 풀들, 생기 있게 뛰어다니는 새들의 경쾌한 움직임... ... 그러나 세월이 희망이 아닌지 오래됐듯이, 설렘은 이미 낡은 표본처럼 생기를 잃었고, 빠개질 듯한 두통은 나아질 줄 모른다. ▶ KBS 앞 살구꽃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 여의도의 명물 윤중로 벗꽃은 금방이라도 피어날 것 같다. ▶ 초원의 빛이여! ... ▶ 다시 갈대 순은 솟고... 그리고...
1. 고양시에 이사 오면서 지역 답사를 해보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러나 제대로 여전히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고양시에 이사 온지 벌써 7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일요일(3월 12일) 이웃으로 이사 온 후배 덕분에 답사를 떠났다. 후배는 대구지역에서부터 답사조직을 했었다고 한다. 갑자기 잡힌 답사라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강아(江娥)의 무덤을 가자. 강아는 송강 정철을 사모했던 기생이며, 시인이기도 하다. 강아 무덤 근처에는 송강문학관이 있고, 그곳에는 고양시 초대 문화원장을 지낸 이은만씨가 살고 있다. 정치적인 지향과 관계없이 그분을 만나면 근처의 송강 유적을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송강문학관에 들렸더니 이은만씨는 출타중이다. 문학관 뒤에 있는 강아의 무덤으로 올랐..
벌써 3주가 되었구나. 불곡산을 다녀온 지가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글 쓰는 게 점점 게을러진다. 물론 사정이야 있겠지만... 지난 2월 5일, 고양시에 사는 당원들 일부가 불곡산 산행을 가기로 했다. 함께 가는 이는 최경순 + 김양희 + 최성연, 남정석, 배현철 + 준혁 + 수빈, 그리고 오동식, 모두 합쳐 성인 5명, 아이 3명이다. 11시에 오동식이 사는 부로농원으로 모였다. 산 속 작은 분지에 자리잡은 부로농원에는 밝은 햇살이 완연한 봄날처럼 환하게 넘쳐나고 있었지만, 집 뒤에 숨겨진 연못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있었다. 그래. 아직은 겨울이지... ▶ 얼음이 두껍게 언 부로농원 연못(왼쪽부터 풀소리, 남정석, 성연) 오동식이 준비를 하는 동안 연못에서 얼음을 탔다. 제법 미끄럽다. 정석과 성연이 따..
1. 지난 주일부터 아내는 마지막 단풍을 보러 북한산에 가자며 이번 일요일(6일) 시간을 비워 놓으라고 했다. 금요일, 토요일. 일기예보는 불길했다. 비가 내리고, 추워질 거라고 한다. 아내는 거의 포기하려고 하는데, 후배 정석이 산에 가자고 채근한다. 일요일 아침. 그러나 날씨는 의외로 개어 있었다. 정석에게서 전화가 오고, 늦게 잠든 아내를 깨우고, 산행을 준비했다. 성연이는 함께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이번에는 떼어놔야지' 하고 억지로 가자고 하지 않는데, 아내 마음도 비슷한가 보다. 나와 아내 그리고 정석, 이렇게 셋이 북한산으로 갔다. 북한산 남쪽 사면은 어떨지 모르지만, 고양시쪽 북쪽사면은 단풍의 원색이 거의 없어지고, 갈색이 짙다. 그래도 함께 오르는 길은 즐겁다. 2. 점심 느지막이 출발..
어제 오후, 두통이 마구 밀려왔다.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우기는 관리와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지극히 초보적인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조합원과의 통화가 끝나자 머리가 지끈 거린다. 할 일은 많은데, 도무지 일은 잡히지 않고, 머리는 온통 속을 석고로 채운 것처럼 도대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난 사무실 앞 여의도 샛강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초입에 있는 산책로 내가 왜 화가 났을까. 내가 왜 두통에 일을 못 할 정도로 답답해할까. 공원을 가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 이전에 내 문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많이 변했다. ‘장군이 보초까지 서란 말인가?’ 아하, 이런 심리가 내 마음 속에 깔려 있구나. 그런 오만(傲慢)이 상대를 설득하고, 상대의 고민에 경청..
산오리님의 [대청봉과 통일전망대...1] 에 관련된 글. 다녀온지 꼭 한달 만이다. 처음에 틈나는대로 여행기를 조금씩 쓰다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해두었다. 이제 다시 여행기를 쓰려니 쑥스럽고, 더 큰 문제는 기억이 가물거린다.... 에라 모르겠다. 예전에 쓰다 만, 거기까지만 올리자. 다시 보고 수정하기도 힘들다. 머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설악산에는 단풍이… 설마 벌써 단풍이 들었을까? 단풍이 들지 않으면 또 어떠리. 떠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걸~ 들판의 누렇게 익어 꽃밭처럼 변해버린 논들과 익어가는 가을 곡식 외에 산들은 여전히 짙푸른 여름빛이 넘쳐나고 있다. 설악산이 높다고는 하나 단풍이 들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한계령 들머리 용대 3거리를 지나면서 풍경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벚나무, 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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