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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5일. 제주 여행 4일차에 노을을 보러 협재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 카페에 올라가 커피를 한잔 주문했습니다. 노을은 멀었더라도 바다를 가까이 보고 싶었습니다. 얼른 내려와 바닷가로 갔습니다.
바다에 내려갔을 때에는 썰물이 끝나고 밀물이 막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물이 많이 빠진 상태였고, 주름진 골 사이로 남아 있는 물에는 하늘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소박하고 소소한 풍경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참 좋은 풍경이었습니다.
언젠가 바다로 덮쳤을 용암이 굳어 생긴 검은 현무암은 바다 위로 길게 뻗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검은 바위 위에는 푸른 파래가 봄날 초원처럼 덮고 있었습니다. 일몰이 가까워지면서 낮게 깔리는 붉으스레한 햇살이 파래를 따뜻하게 덮기 시작했습니다.
서쪽을 바라봤습니다. 해가 수평선 위로 한 발은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직은 바다를 즐길 시간이 조금 더 있습니다.
설물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와 모래밭을 덮어가고 있었습니다. 검은 현무암 위 푸른 파래는 석양을 받아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일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늘의 노을이 점점 짙어집니다. 동쪽 협재항의 건물들은 마치 일출 햇살을 받은 것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일몰입니다. 화려한 노을은 아니지만, 검은 바위, 푸른 파래, 파란 바다 위로 해는 지고 있었고, 바다는 노을로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일몰의 순간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해가 서쪽 지평선에 닿는 순간 뒤돌아섰습니다.
2021. 12. 05. 여행
2022. 01. 11. 기록
풀소리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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