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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제주여행 첫째 날인 12월 3일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있는 천제연으로 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주에 여러 번 왔어도 천제연은 처음입니다.
천제연 제1폭포는 겨울 갈수기라 폭포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천제연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 멋진 곳이었습니다. 천제연 제1폭포 밑으로 솟아난 물들로 제2폭포와 제3폭포에는 꽤 많은 수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맨 아래 있는 제3폭포가 가장 아담했는데, 스케일이 작은 내 성정에는 제일 맞는 것 같았습니다.
천제연 계곡길도 참 예뻤습니다. 나무들도 이국적이고요.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상록수들이 많았습니다. 제주에 와서 느끼는 것은 계곡에 새들이 참 많다는 겁니다. 새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새소리가 가득합니다. 제주 특히 서귀포 날씨가 따뜻해서일까요. 계곡에는 단풍이 한창이었습니다.
웬일일까요. 천제연 계곡에는 원앙이 엄청 많았습니다. 아마도 전국에 있는 원앙이 모두 모인 것 같습니다. 얼음이 얼지 않고, 비교적 수량이 많고 먹이가 많기 때문일까요?
천제연에는 제주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또 하나 남아 있습니다. 바로 관개수로입니다.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현무암은 매우 단단합니다. 그것을 불로 달구웠다 물을 부어 급냉시켜 바위를 쪼개는 방식으로 어렵게 관개수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물을 댄 논이 231,000 평방미터에 이른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가장 넓은 논 단지인 성천답입니다. 물론 1991년 도시화 되면서 지금은 관개수로만 흔적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논을 일부 남겨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공중화장실 옆 전통적인 제주 돌담장 위로 천년초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갈까요? 마치 척박한 자연을 헤치고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모습이 연상되는 것 같았습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제주 4.3 중문면 희생자 위령비가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제주. 그러나 그 아름다운 제주에는 어디에나 아픔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는 언제 아물런지요..
잠들지 않는 남도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 아~ 아~ 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
2021. 12. 23.
풀소리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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