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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일(목)에서 6일(월)까지 4박 5일 동안 제주 여행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노동자센터 센터장 몇몇과 함께 머리를 식히자며 약 100일 전에 결의(?)를 했었고, 비행기표 예약을 했었습니다. 12월이 되면 대부분 센터가 사업을 정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제법 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왠 걸. 여러 형편으로 일들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센터장들 중에 이러저러한 일들로 한둘씩 빠지고, 결국 7명이 제주로 출발하였습니다.
숙소는 서귀포 중문단지 옆, 천제연 폭포 상류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집이었습니다. 이남신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의 지인 집이라 무료로 머물기로 했습니다.
숙소 옥상에 올라가면 바다와 한라산이 한눈에 보입니다. 날씨가 따듯할 때면 이곳에서 한잔 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묶은 공간은 반지하 공간이었습니다. 처음에 외국인 노동자 쉼터로 구상한 곳이라 그런지 참 편안하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우리는 매일밤 이곳에서 파디를 열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밤은 밖에 있는 작업실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었지만요~~
물론 잠깐 시간을 내 집안일을 돕기로 했습니다. 주인장들이 부지런하여 집을 잘 가꾸어놓았지만, 그래도 700평 넓은 집이라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우리 일행 중에 조경사 자격증을 가진 분도 계시고 해서 나무들 다듬고 전지도 해주고, 귤도 따고, 거름도 주고 풀도 뽑았습니다. 저는 풀 뽑는 담당이었습니다.
밤에 도착한 우리들은 다음 날인 3일(금요일) 오전에 숙소 근처에 있는 천제연폭포에 갔습니다.
천제연 폭포는 기대했던 것보다 볼 것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야기거리도 많고요. 자세한 것은 따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논짓물은 해안가 용천수를 이용한 목욕탕입니다.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고요, 여름날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역 사람들에게 매우 사랑 받았던 곳이랍니다.
마지막으로 한림읍 명월리 명월초등학교로 갔습니다. 폐교를 활용해 마을사람들이 마을기업을 설립해 여러 관광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커피도 팔고, 간단한 간식거리도 팝니다. 그리고 기념품도 다른 어떤 곳보다 알찹니다. 저는 센터 식구들 선물을 이곳에서 샀습니다. 넓은 운동장은 잔디를 심어 아이들이 맘놓고 뛰놀 수 있었구요.
명월국민학교 앞 옹포천 하천 옆으로는 팽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오래된 팽나무가 있는 하천변을 따라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명월리에는 명월성이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이곳이 중심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숙소로 돌아와서 옥상에 올라가니 한라산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습니다. 일해 중 산을 무척 좋아하는 이는 다음날 새벽에 한라산 등반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내려오는 시간에 맞춰 우리는 마중을 가기로 했습니다.
한라산을 등반하신 분은 성판악으로 하산했습니다. 물론 이 사진은 미리 우리들에게 보내줘서 모두 눈호강을 했습니다. 지금 보아도 정말 멋진 풍경이네요..
우리 일행은 그래도 봄이 제일 먼저 오는 제주에 왔으니 동백을 보자며 카멜리아힐로 갔습니다. 넓게 자리잡은 카멜리아힐에는 다양한 동백이 있었습니다. 물론 나는 우리 토종 동백이 제일 예뻤지만요~ ㅎ
둘러보다 세상에..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보고싶었던 금잔옥대 제주 수선화꽃을 보았습니다. 1월 초에 몇 번 보았는데, 12월 초에도 피어 있을까? 조금 이르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내심 기대했던 꽃입니다. 제주에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몰을 보기 위해 모슬포항 옆에 있는 운진항 방파제로 갔습니다. 그러나 구름이 끼어서 일몰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일몰은 내일로 미루고 우리는 소주 한잔을 걸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운진항은 가파도와 마라도 가는 배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음날 석양을 보기 위해 협재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협재해수욕장은 한림항 근처로 비양도가 마주보이는 곳입니다. 지난 5월 홀로 저 섬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저는 커피숍을 나와 홀로 바다로 갔습니다.
해는 서서히 서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일몰을 보고자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까지만 보았습니다. 예전에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에서 일몰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해가 바다로 다가가더니 어느 순간 딸깍 하고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죽음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몰 마지막 순간은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제주에서 4박 5일 마지막날 일정이 끝났습니다. 마지막 파티를 열고, 다음날은 서울로 떠나야죠~ 또 가고싶은 제주입니다. 1월에 갈 수 있을까요? ㅎ
2021년 12월 20일 입력
풀소리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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