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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3일) 아침이었습니다. 고양시 호수공원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호수공원을 걷고 싶었습니다. 호수공원 안에 있는 전통정원에 매화나무가 많이 있는데 그곳 매화가 피었다니 장관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인에게 '함께 걸을까?' 하고 문자를 보내니 고양신문독자산악회에서 북한산 산행이 있어서 가고 있는 중이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어느 코스로 산행을 하느냐고 물으니 삼천사 계곡을 거쳐 대남문으로 해서 구기동에서 끝난다고 합니다. 구기동? '구기동'이라는 말에 문득 가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공부했던 고전번역원이 있던 동네인데다 손두부에 막걸리 생각이 나서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북한산 하창지 옆 북한천 모습. 눈이 녹아 수량이 제법 많다.

 

때는 이미 아무리 빨리 준비를 해도 모임 시간에 맞출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안 청소 좀 하고 씼고 나가니 일행들보다 약 1시간 늦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르기 쉬운 대서문 코스를 통해 대남문으로 곧장 오르기로 했습니다. 하창지에서 중성문 오르는 길에 북한천 절벽 쪽으로 만개한 꽃들이 가득 달린 올괴불나무가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다른 분이 가까이서 찍고 있어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저는 얼른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영루에서 바라본 북한천. 여전히 얼음이 있다.

 

산영루. 참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산영루에서는 잠깐 쉬었다 가야죠? 산영루는 참 좋은 이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 북한산 산행 코스. 대서문 쪽에서 시작해서 행궁지를 거쳐 청수동 암문을 지나 비봉능선 사모바위 직전에서 삼천사 계곡으로 하산했습니다.

 

다시 일행들과 연락을 하니 코스를 바꿔서 대남문으로 가지 않고 문수봉에서 비봉능선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행궁지로 올라 청수동 암문을 거쳐 삼천사계곡으로 내려가 삼천사에서 일행을 만날 계획을 세웠습니다. 끝나는 지점에서 일행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행궁지 오르는 길에 본 제비꽃

 

북한산성 행궁지

 

행궁지는 지금 발굴조사를 하는 관계로 출입금지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가장 먼 곳이 행궁의 후원인데, 그곳에서는 삼각산이 또렸하게 보여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출입금지라 가지 못했습니다. 길도 우회로를 만들어놓아 빙 돌아 올라가야 했습니다.

 

 

단풍나무 단풍잎이 아직 붉은 색을 띄고 있어서 노찾사의 '마른 잎 다시 살아나'란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길섶에 있는 단풍나무는 붉은 단풍잎을 아직 달고 있었습니다. 문득 노찾사의 '마른 잎 다시 살아나'란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마른 잎 다시 살아나

- 노찾사

 

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을
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 오는 세월을
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
빛나는 그 눈 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
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
가네 가네 한많은 세월이 가네
마른 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
가네 가네 한많은 세월이 가네
마른 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청수동 암문

 

비봉능선에서 바라본 삼각산

 

비봉능선에서 바라본 승가사. 멀리 오른쪽 끝에 있는 봉우리가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진 비봉입니다.

 

청수동 암문을 지나자 일행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간식을 먹느라 조금 있다가 청수동 암문으로 온다고요. 그리고 25분 쯤 지나자 일행들이 나타났습니다. 삼천사 계곡으로 곧장 내려가지 않고 비봉능선을 거쳐 내려간답니다. 비봉능선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름을 모르는 폭포. 여름에 비가 오면 장관일 것 같았습니다.

 

산란을 마친 개구리. 유난히 홀쭉해보입니다.

 

개구리알. 물살이 세지 않은 쪽에 무더기로 낳았습니다.

 

내려오면서 혹시 노루귀나 복수초가 피었나 살펴보았지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멋진 폭포와 개구리, 그리고 개구리 알을 보았습니다.

 

 

연리지가 된 산초나무

 

생강나무꽃

 

현호색

 

밑으로 내려오니 생강나무꽃도 피어 있고, 현호색도 피어 있습니다. 생강나무꽃은 중부지방에서는 동백꽃이라고 부릅니다.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 나오는 동백꽃이 이 꽃입니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팔힘이 참 많이 없어진 것을 느꼈습니다. 스틱을 짚으면서 올라왔는데, 팔에 힘이 빠져 아픔을 느꼈습니다. 걷기는 자주 해서 하체는 괜찮은데 팔힘이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등산을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2021년 3월 13일 산행

2021년 3월 15일 입력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