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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서울도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매우 추웠습니다. 혹독한 추위가 계속될 때면 저는 먼저 강화도 연미정을 떠올립니다. 한강과 임진강에 추위에 꽁꽁 얼었던 얼음이 서해의 밀물에 밀리어 조각조각 깨져서 썰물과 함께 떠내려옵니다. 마치 빙하처럼 거대한 물결을 이룹니다. 날씨가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질 때 볼 수 있는 장관이죠.

 

 

연미정에서 바라본 조강과 염하의 분기점 유빙. 강 가운데 있는 섬이 유도입니다.

 

유빙을 볼 때는 물때가 중요합니다. 썰물 때라야 물이 강에서 바다로 흘러가기에 더 많은 얼음을 볼 수 있습니다. 밀물 때는 거꾸로 물이 상류 쪽으로 거꾸로 흐릅니다. 물때를 아는 방법을 이렇습니다. 풀레이스토어에 가서 적당한 물때표 앱을 깝니다. 그리고 기준점을 강화대교로 맞춥니다. 그러면 연미정 물때와 가장 근접합니다.

 

 

앱스토어에서 적당한 물때표 앱을 깔면 물때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때표를 보면 썰물로 물이 다 빠진 최저점과 밀물로 물이 가득찬 최고점 사이의 시간 차가 보통 6시간 정도입니다. 저는 밀물로 최고점을 기준하여 약 3시간이 지난 시점을 잡아서 유빙을 보러갑니다.

 

 

유빙이 천천히 흐릅니다.

 

추위가 절정이었던 1월 10일(일) 연미정을 찾았을 때엔 물때를 잘 못 맞춰 밀물로 물이 거꾸로 흘렀습니다. 그게 조금 아쉬워 1월 14일(목) 오전에 휴가를 내고 다시 찾았습니다.

 

 

조강 풍경입니다. 너른 조강 너머가 북한 황해도 연백입니다.

 

연미정에 들를 때에는 의레 주차장 옆에 있는 할머니식당을 이용합니다. 이곳은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밥을 짓기 시작하기 때문에 밥 나오는 시간이 약 15분 쯤 됩니다. 이 시간을 이용하여 연미정에 올라 유빙을 봅니다. 물론 밥을 먹고 또 올라오기도 하고요.

 

 

추수가 끝난 논에 물을 대 논 무논에 얼음이 얼어 사람들이 다양한 썰매를 가지고 와 겨울을 즐기고 있습니다.

 

연미정을 둘러보고 조금 아쉬워 이웃에 있는 광성보 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강화도는 특이하게 가을겆이가 끝나면 논에다 물을 가득 채워놓는 무논이 많습니다. 추위에 무논이 꽁꽁 얼어 아주 근사한 썰매장이 되었습니다. 물론 누가 일부러 만들어놓은 썰매장도 아니니 돈도 받지 않습니다. 어디서 소문이 났을까요. 사람들이 참 많이 와 있네요..

 

 

용당돈대에서 바라본 염하. 바다에서 올라온 얼음 띠가 길게 뻗어 있습니다.

 

광성보 가는 길에 용당돈대가 나타났습니다.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조그마한 돈대인데 염하가 가까이 있어 경치가 좋습니다. 날 따뜻할 때 다시 한번 와 보고싶었습니다.

 

 

2021년 1월 19일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