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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평항 풍경
뜸금 없이 집을 나섰다가
강화도 건평항에 들렀습니다.
예전에 이곳에 조선 말 학자 이건창의 묘가 있어서 한번 왔었는데,
최근에 천상병 시인을 기념하는 소공원이 생겼다고 하여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포구는 갯펄에 겨우 배 한두 척 댈 수 있는 규모였지만,
주차장도 회타운도 갖추어진 곳이었습니다.
공기는 맑았지만 바닷물은 잿빛이었습니다.
바다의 빛은 하늘빛을 닮는다고 하는데,
구름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늘보다는 오히려 갯펄과 닮아 있습니다.
막걸리 병을 들고 해맑게 웃는 천상병 시인. 그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너무나 커서 어쩔 수없이 웃는 것 같습니다.
건평항 바로 옆에 천상병귀천공원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아주 자그마한 공원이었지만, 작고 소박하기에 천상병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고향은 지금은 창원하고 통합된 마산 진동입니다.
돈이 없는 천상병은 고향 바다가 보고싶을 때면 고향 대신에 가까운 강화도를 찾았다고 합니다.
어느날 친구 박재삼 시인과 이곳 건평항에 와서
막걸리를 한잔 마시고 끄적여 박재삼 시인에게 준 시가 유명한 '귀천'이라고 합니다.
나는 승용차 때문에 막걸리를 마실 수 없었지만,
천상병의 마음의 눈으로 바다를 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위안이 된다는 건 참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풍경이든 사람 자신이든 말입니다...
2020년 8월 28일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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