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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진 다산초당 그리고 백련사

풀소리 2022. 1. 17. 15:57

 

다산 유적지를 찾아 떠난 강진여행. 2021년 9월 3일 마지막 일정은 다산초당과 백련사로 잡았습니다. 

 

 

 

주차장에서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길목에 다산 선생의 막내제자인 진사 윤종진(尹鍾軫, 1803년(순조 3)~1879년(고종 16))의 묘가 있었습니다. 윤종진의 아버지는 윤규로라는 분으로 다산의 유배생활을 돌봐주던 다산 외가 친척입니다.

 

 

 

드디어 다산초당입니다. 다산초당에는 사람들이 있어서 방해가 될까봐 슬쩍 사진만 찍었습니다. 마루에도 앉아보고 이래저래 주변도 더 둘러보고, 조금 오래 머물고 싶었는데.. 그래도 온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강진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천일각입니다. 예전에는 없던 전각이라고 합니다. 다산 선생은 이곳에 올라 오고가는 배들을 보면서 흑산도에 귀양 간 형 정약전(丁若銓, 1758(영조 34)1816(순조 16))을 그리워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은 1km 남짓한 호젓한 산길입니다. 다산 선생은 백련사 주지를 맡고 있던 젊은 학승(學僧혜장(惠藏스님(1772(영조 48)~1811(순조 11))을 만나러 수시로 이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혜장 스님은 다산 선생보다 10살 아래인데, ()로 유명한 초의(草衣) 선사(禪師)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다산 선생은 혜장 스님의 주선으로 강진읍내 보은산 자락에 있는 고성사 보은산방(寶恩山房)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다산초당으로 와서는 서로 수시로 찾으며 시를 나누고 정담을 나눴습니다. 강진은 서울 한양에 비하면 궁벽한 시골입니다. 초일류 문사인 다산선생은 혜장 스님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벗을 만난 듯하였나봅니다.

 

 

惠藏至(혜장지)

 

矯矯賢豪志(교교현호지)

飄然時出林(표연시출림)

雪消厓徑滑(설소애경활)

沙繞野堂深(사요야당심)

滿面山中樂(만면산중락)

安身歲暮心(안심세모심)

末流多鄙薄(말류다비박)

眞率見如今(진솔견여금)

 

혜장이 오다

 

굳건하고 어질고 호탕한 사람

때로는 표연히 산을 나선다네

눈 녹아 비탈길은 미끄럽고

모래 둘러싸여 들집이 움푹하네

얼굴에는 산중의 즐거움 가득하고

세월 따라 변하는 몸 마음 안 쓴다네

말세 인심 대개가 비루하고 야박한데

지금도 이렇게 진솔한 사람 있다네

(한국고전번역원 양홍렬 역)

 

 

 

백련사가 가까워질수록 동백숲이 울창해집니다. 백련사 주변 5.2ha면적에 동백나무를 위주로 7,000여 그루의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다고 합니다. 3,4월에는 붉은 동백꽃이 만개한 후 바닥에 떨어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니 철을 맞춰 한번 더 와봐야겠습니다.

 

 

 

드디어 절 입구입니다. 절 입구에는 늦여름, 초가을이어서 끝물인 배롱나무꽃이 마지막 꽃들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문을 들어서면 코앞에 높다랗게 대웅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절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시간에 쫓겨 오래 머물 수 없으므로 한번 휙 들러봤습니다.

 

한지방유형문화재 제136호인 백련사는 만덕산이란 산 이름을 따서 ‘만덕사’라 하였으나 현재는 ‘백련사’로 부르고 있다. 백련사는 신라 말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1211년에 원묘국사 요세에 의해 중창되었다. 특히 귀족불교에 대한 반발로 서민불교운동이 한창이던 1232년에 보현도량을 개설하고1236년에 백련결사문을 발표하여 '백련결사운동'을 주창함으로써 백련사가 전국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후기에는 8대사를 배출하여 전국에서 명실공히 으뜸가는 명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조선후기에는 몇차례의 중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대웅전, 응진당, 명부전, 칠성각 등의 건물이 남아있다. - 강진군청 홈페이지

 

 

백련사에서 내려다 본 강진만입니다.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매화가 피는 봄날에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문을 나서 내려오니 길 옆에 연지가 있었습니다. 연꽃은 이미 다 지고, 연밥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절을 보니 배롱나무가 참으로 늠름합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도 온통 동백숲길입니다. 4월 초면 좋을까요. 동백꽃이 활짝 피고, 뚝뚝 떨어진 꽃봉우리들이 바닥을 붉게 물들일 때가요.

 

 

 

절에서 나오는 길이니 해탈문을 지나고 마지막으로 일주문을 지납니다. 

 

 

 

참고로 백련사 주변 관광지는 이렇다고 합니다.

 

 

 

강진 읍내로 향하는데, 탐진강과 멀리 구름을 두리운 산들이 아름다워 멈춰섰습니다. 강진은 여러날 잡고 언제 다시 또 와야겠습니다.

 

 

2021. 9. 3. 여행

2022. 1. 17. 기록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