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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9회 서대문구 노동인권문화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번 노동인권문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온새미로 당신의 노동을 응원합니다'입니다. '온새미로'는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의 노동에 기대어 삽니다. 노동만이 우리가 필요한 것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는 이 땅에서 너무 천대를 받았습니다. 노동자가 천대 받는다는 것은 시민 대부분이 천대를 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죠. 세상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만드는 노동자가 천대받고,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이들이 떵떵거리며 행세하니 말입니다. 이런 세상에 물들어 심지어 노동하는 사람들이 노동하는 다른 이들을 경시하고 하대하기도 합니다. 저는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면 노동하는 사람이 보다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보다도 노동하는 모든 시민들이 서로 연대하고 아끼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뜻을 담아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서대문구 노동네트워크는 노동인권문화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1111(목요일) 1112(금요일) 1113(토요일)
  10:00 서대문구청 대회의실
<셔틀노동자 실태조사> 발표회
10:00 서대문 독립공원
<안산걷기대회>
4행시 짓기 시상식
O/X 퀴즈
인증샷 이벤트
19:00 CGV 신촌아트레온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시사회
(미개봉작 사전 공개)
<4행시 짓기 이벤트> : 10/31 마감, 11/11 발표

 

이번 노동인권문화제 행사에는 영화 <태일이> 상영, <셔틀버스 노동자 실태조사 보고회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 <안산걷기대회> 그리고 사전행사 성격의 <4행시 짓기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총 568명이 참여했습니다.

 

<4행시 짓기 이벤트>는 <노동행복상> 1명, <노동존중상> 3명, <노동사랑상> 5명 등 9명을 시상하고, 50명을 추첨하여 1만원 기프티콘을 드리는 행사입니다. 이번 <4행시 짓기 이벤트>에는 총 202명이 246편의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노동행복상은 전지영님의 작품이 차지했습니다. 볼까요.

 

[노] 노동을 통해 삶의 가치는 더하고(+)!

[동] 동행과 연대를 통해 노동권이 직면한 위험은 없애고(-)!

[인] 인간다운 삶을 위한 희망은 곱하고(x)!

[권] 권리가 보장된 노동자들의 내일을 모두와 나누고(÷)!

 

 

'4행시 짓기 이벤트'의 노동행복상은 전지영님의 작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전지영님이 수업 때문에 시상식에 올 수 없어 대신 어머님이 오셨습니다.

 

애니메이션 <태일이> 시사회는 신촌CGV에서 11월 11일 목요일, 11월 12일 금요일 각 오후 7시에 있었습니다. <태일이>는 암울했던 시절 자신의 몸을 불살라 사회 모순을 고발한 전태일 열사를 그린 작품입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우리나라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큰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태일이' 포스터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는 작년 2020년 서대문구 노동인권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전태일 평전 따라 읽기>를 하였습니다. 이때 애니매이션 <태일이> 후원금을 함께 모금하였습니다. 모금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님을 비롯해 서대문구 주민 총 71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상영 말미 엔딩 크레딧에는 모금에 동참한 모든 분들의 이름이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서대문구전태일50주기기념사업회 단체 밑에 묶음으로 나왔습니다. 영화를 본 이들은 <태일이> 제작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탰다는 마음에 뿌듯했을 겁니다. 이번 태일이 시사회에는 이틀 동안 총 152명이 참석하셨습니다.

 

 

 

'태일이' 시사회 및 접수 모습

 

이번 애니메이션 <태일이> 시사회에는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이자 <태일이>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도 참석했습니다. 전순옥 의원은 전태일 열사와의 기억을 생생하게 회상했습니다. 특히 전태일 열사가 분신을 결심하고 집을 나설 때 밀린 학비 때문에 '돈은 언제 줄 거냐'고 물었던 게 가장 후회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태일이' 후원자 명단 엔딩 크레딧. 서대문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서대문구전태일50주기기념사업회 밑에 서대문구 후원자 명단이 모여 있습니다.

 

11월 12일 금요일 오전에는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서대문구 셔틀버스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발표회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인천대학교 남승균 박사가 책임연구원으로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방안에 대하여 연구하였고,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셔틀버스노동자는 평균수입이 140만원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으며, 사회적 인식이 낮아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서대문구청 대회의실에서 있은 '셔틀버스 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발표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남승균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인천대학교 황선길 박사가 좌장을 맡았고, 서울노동권익센터 이성종 '쉼터'운영위원장,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박사훈 위원장, 임종성 국회의원실 설동찬 보좌관이 토론자로 참여하였습니다. 토론자들은 각자 전공을 살려 셔틀버스노동자의 권익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도적으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결과물은 ▲ 셔틀버스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방안 모색, ▲ 고용보험 등이 보장되는 특수고용노동자로서 편입을 위한 공론화, ▲ 셔틀버스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사업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서대문독립공원 독립관 앞에서 '안산걷기대회'는 출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11월 13일 금요일 오전 10시 <안산걷기대회>가 있었습니다. <안산걷기대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 어울려서 서대문구의 자랑 안산 자락길을 함께 걷는 행사였습니다. 안산걷기대회에서는 노동자의 연대와 사랑, 노동존중의 마음을 담은 사진 콘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시상은 안 했지만 삼삼오오 걸으면서 총 26개 팀이 사진을 출품했습니다.

 

 

안산걷기대회의 여러 풍경. 마지막 지점에는 이런 인증샷 코너도 있었습니다.

 

<안산걷기대회>에는 총 188명이 참석했습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노동자대회 전야제, 당일 아침에 있었던 전태일 열사 묘역 참배, 당일 오후에 있을 예정인 노동자대회 준비 관계로 오기로 한 많은 이들이 못 왔지만 그래도 200명에 가까운 노동자 시민이 모여 만추의 서대문구 안산을 마음껏 즐겨봤습니다.

 

이번 행사는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서대문구 노동네트워크가 공동을 주최주관을 맡아 준비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568명이 참석했습니다. 지역이 함께 하였기 때문에 행사를 보다 풍성하고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를 함께 하면서 지역의 노동네트워크가 조금씩이라도 단단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노동과 시민이 함께 하는 행사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대문구 노동네트워크에는 공익활동가 컨설팅 <채움>,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지역지부,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서대문구의회 의원,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서비스연맹 서대문유니온지회, 서울요양보호사협회, 서울일반노조 서북지부, 스위스그랜드호텔노동조합, 시민과 대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대문구지회,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등 1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대문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수탁단체 장이기도 한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은 내년 제10회 서대문구 노동인권문화제에는 서울본부 차원에서 적극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내년을 기대해보겠습니다.

 

끝으로 함께 준비하시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21년 11월 15일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