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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에서 제공하여

거의 매주 2회 정도 도착하는 고전산책은

저처럼 한문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가끔은 중언부언하는 말에,

또는 제 감성하고 다른 번역에

조금은 아쉬움을 갖기도 합니다.

 

이번에 보내온 시는 매계(梅溪) 조위(曺偉) 선생의

「매화를 마주하고 밤에 주역을 읽다(對梅夜讀周易)」입니다.

한시를 읽고 번역을 읽으니

초학자지만 제 마음에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하여 보내온 시를 한번 보고, 저도 또 한번 번역해 봤습니다.

 

그리고 길고 긴 중언부언은 끊어 냈고요..

 

참고로 매계(梅溪) 조위(曺偉) 선생은 사림의 종주이신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학식 높은 제자로

스승의 글 <弔義帝文(조의제문)> 을 실록에 올린 사건을 기화로 일으킨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곤장을 맞고 순천에 귀양 가 그곳에서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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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靜人閑獨閉門(야정인한독폐문) 고요한 밤 한가로워 홀로 문을 닫아걸고

伴燈看易對幽軒(반등간역대유헌) 등불 짝하여 주역 읽으며 그윽한 헌창(軒窓) 마주하네

讀來不覺梅花落(독래불각매화락) 글 읽느라 매화 꽃잎 지는 것도 못 느꼈더니

飛撲床頭點素痕(비막상두점소흔) 책상에 날아들어 하얀 흔적 한 점을 남기었구나

 

- 변구일(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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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제가 나름 옮겨 봤습니다.

 

夜靜人閑獨閉門(야정인한독폐문) 사람기척 다 끊긴 고요한 밤 홀로 앉아

伴燈看易對幽軒(반등간역대유헌) 창 밖은 깜깜한데 등 밝혀 주역을 보네

讀來不覺梅花落(독래불각매화락) 글 읽느라 매화 꽃잎 지는 줄 몰랐는데

飛撲床頭點素痕(비막상두점소흔) 문득 흰 꽃잎 책상머리에 날아와 앉네.

 

 

2013. 06. 1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