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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 학교 급식 납품업체 설명회가 있었다.
학교 운영위원으로 당연직 선정위원이 된 나도 참석했다.

 

 

급식남품업체 설명회/ 선정위원들은 업체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학교에 가 보니 의외로 많은 수의 선정위원이 있었다.
학교 운영위원 말고도, 급식 소위원회 위원들과, 각 반 대표 학부모 중 자원자 등 모두 30여 명이 왔다.

 

이번에 급식업체로 선정되면 특별한 일(사고)만 없으면 앞으로 1년 간 학교 급식을 납품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고양시 원당초등학교는 고양시에서도 두 번째로 큰 학교이니 경쟁이 만만치 않은 듯 했다.
설명회가 열리는 교무실의 위원들 자리에는 업체에서 제출한 카다로그와 제안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설명회는 2시부터 있었는데, 선정위원들은 1시까지 모였다.
업체 선정 방법에 대하여 사전 숙지를 위해서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이 1년 간 먹을 것을 결정하는 만큼 성심껏 선정하자고 했다.
급식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경화 부위원장은 특유의 활달한 성격으로 선정위원들을 소개하며 인사시키고, 학교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학교운영위원장은 한나라당원으로 지난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우리와 맞부딧친 사람이기도 했다.
끝으로 선정방법을 설명했다. 어렵다.

 

크게

▲기본사항(산지 및 생산공장 직거래 정도, 보험가입 정도)
▲납품식품 상태(재료 적합성 및 국내산 사용 여부, 친환경 제품 및 GMO 사용 여부)
▲납품현황(납품 경력 및 유통물품 보유 등)
▲유통(유통과정의 합리성)
▲신뢰도(신뢰도, 성실성, 의지력)
등 5가지와 세부적으로 약 10개의 평가항목이 있다.

 

어렵다.
업체들은 3분 안에 자신들의 업체가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그것도 위의 항목에 대한 답변해야 했다.
물론 대부분 준비는 완벽하다. 서류와 설명은 말이다. 문제는 차별성을 어디서 찾느냐 하는 것이다. 납품 물건을 보는 것도 아니고, 생산이나 유통 현장을 보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선정위원들 중 대단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
참으로 당연하지만 나로선 짐작조차 못했던 질문들을 날카롭게 하곤 했다.
그런 질문을 고마워하는 업체도 있었지만, 대부분 어려워했다.

 

우리는 어찌됐던 각 항목에 점수를 줘야했다.
점수를 평균하여 한 품목당 2개 업체를 선정하고 다음 주에는 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또 다시 점수를 매겨야 한다.
점수를 받는 업체도 힘들겠지만 점수를 매기는 우리도 오히려 어려운 시험을 보는 아이들처럼 힘들다.

 

김치류, 닭고기, 축산물, 공산품, 수산물, 농산물, 과일 등 7가지 품목이다.
우리 선정위원들은 이번 설명회에서 선정된 업체들을 방문하여 2개 업체 중 하나를 선정해야 한다.
한 품목에 4명 정도의 선정위원이 배정됐다.
난 수산물에 배정됐다.
담 주 월요일 업체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날 마치지 못하면 금요일 또 방문해야 한다.

 

함께 참여했던 선정위원들(대부분은 엄마들이다)은 참으로 진지했다.
그리고 열의가 대단했다.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란 이런 것인 듯 싶다. 물론 더 채워야 할 내용은 많겠지만...

 

 

<2005. 7. 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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