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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사리현동 파괴된 백로서식지에 다녀왔습니다.

이전에 차를 타고 지나면서 현장을 여러 번 봤지만 직접 가보고 싶었습니다.

 

 

벌채된 나무들 위를 떠나지 못하는 백로들

 

 

사리현동 백로서식지에서 지주가 백로들이 살고 있는 나무들을 몽땅 베어서 백로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왔었지요.

직접 현장에 가서 들은 바에 의하면 전체 면적이 약 7,000평 된답니다.

묘목을 키워 팔려고 느티나무, 잣나무 등을 심어놨는데, 이 나무들이 커지면서 백로들이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고 합니다.

 

요즘이 여름철새인 백로들이 한창 새끼를 부화하고, 키우고 있는 시기입니다.

어떤 녀석들은 알에서 미쳐 부화되지도 않았는데, 둥지가 있는 나무를 베어버린 겁니다.

나무가 베어지면서 둥지에서 떨어져 죽고, 나무에 깔려죽고 하여 벌목 당일날 약 150마리가 죽었답니다.

물론 그 뒤로도 수없는 새끼들이 추가로 죽었다고 합니다.

 

백로는 여름철새라 가을이 되면 모두 열대지방으로 날아가는데, 지주는 그것을 못 참고 나무를 베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지주가 땅을 매매하면서 매매조건 중 하나가 나무를 제거하는 것이었답니다.

 

 

벌목 당일 어미잃은 백로 새끼들을 헤어드라이로 말리고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미처 부화하지 못한 백로 알

 

 

부모 잃고 비에 졌은 백로를 가슴에 품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시민

 

 

알과 새끼들/ 약 70마리의 어린 새끼들은 '경기도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졌다네요...

 

 

부모 잃고 둥지 근처에서 헤매는 어린 백로 새끼

 

 

부모 잃은 백로새끼/ 과연 지금도 생명을 이어갈까요???

 

 

 

 둥지가 있던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백로 가족들/ 부모를 찾은 새끼들은 그래도 생존 가능성이 훨씬 높다네요..

 

 

벌목되기 전 이곳엔 약 1,000마리의 백로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약 250마리가 남았답니다.

 

백로는 철저하게 가족단위로 산다고 합니다.

집과 먹이 이동까지도 가족단위로 함께 한답니다.

살아남은 백로 중에 새끼들이 날 수 있는 백로가족은 주변 숲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땐 백로새끼들이 제법 커 있었습니다.

현장을 지키고, 이들을 보호하는 담당자 말씀이 '생명의 힘이 큼을 다시 한번 더 느꼈다.'고 합니다.

물론 미꾸라지 등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새끼들은 원래 부모새가 먹이를 먹어 소화를 시킨 다음에 토해서 주는데, 그냥 날로 먹이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새끼들이 자라서 날개를 퍼덕이니까 생명의 힘이 마냥 신기했나봅니다.

 

 

 

어린 백로들이 훨훨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백로서식지가 파괴되고, 수없는 어린 새들이 죽었는데도 이들을 죽인 지주를 처벌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답니다.

그리고 이렇듯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보호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고요.

 

그래서 앞으로라도 이런 철새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양시에서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고양시 백로지키기 공동대책위' 를 만들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앞으로 철새가 보호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양시 백로지키기 공동대책위 카페 : http://cafe.daum.net/goyangegret

 

 

2010. 08. 0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