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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에서는 졌지만 학교는 변하고 있다
학교 운영위원이 되었다고 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역시 '교육', '학교'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많은가 보다.
어제 제1차 임시 학교 운영위원회가 있었다.
어제 회의의 주요 안건은 1. 지역 운영위원(2명) 선출의 건 2. 운영위원장 및 부운영위원장 선출의 건이었다.
우리(정경화 동지하고 나)는 이재정 부위원장(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을 지역위원으로 추천했다. 교장 선생님은 지역의 재력가인 마을버스 사장을, 작년 운영위원장은 농협 조합장을 각각 추천했다.
후보들이 유세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아도 됐다. 추천 후보라서 선택권이 있다고 한다. 내가 추천한 이재정 부위원장은 유세에 참여했다.
앞서 말한 대로 지역 운영위원 선출 전에는 학부모 운영위원 7인, 교사 운영위원 6인 총 13명이다. 이 중 전교조 선생님 3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우리 2명, 전교조 3명 도합 5명이 모두 이재정 부위원장에게 투표하면 5표다. 무조건 당선이다. 최소 2위로라도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전교조 선생님 중에 이재정 부위원장이 지역 운영위원에 나오는 것에 부정적인 분이 있었다. '이전에도 잘 해왔으니 괜히 학교장이나 다른 쪽 운영위원들하고 부딪칠 일이 없다'는 생각을 정경화 동지를 통해 전해왔다.
황당하다. 다른 학부모 운영위원은 모두 한나라당이다. 이들과 부드럽게 뭘 할 것인가. 전교조가 우리들이 운영위원이 된 것을 발판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될 수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전교조 고양지회에도 연락을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최대한 설득해보겠다. 현 수준이니 이해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뜻을 듣고 지역위원회에서는 후보를 낼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있었나보다. 나는 무조건 강행을 고집했다. 그렇게 해서 이재정 부위원장만 나와서 유세를 했다.
투표에 돌입하기 전 전교조 선생님 한 분이 긴급발언을 신청했다. '3명 후보가 동수로 표를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의였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13명의 운영위원이 모두 투표를 하면 기권이나 무효가 없는 한 1차에서 3명이 동수가 나올 수 없다. 결국 자신 또는 전교조 선생님 중 한 분이 무효를 던지는 상황을 제시한 것이었다.
나는 참으로 화가 났다. 그래서 오히려 발언을 했다. '1차에서 동수가 나오면 어차피 2차 투표도 같을 것이다. 그러니 나이순으로 하자'고 했다. 2차 투표를 생략하자는 것이었고, 우리 후보가 최연소이니 감수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교조에 들으라고 일부러 발언을 했다. 3명 후보가 4표씩 얻었고, 무효 1표가 나왔다. 결국 이재정 부위원장은 떨어졌다.
운영위원장 선출은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다. 어차피 우리는 되지 않을 터였으니까. 그래도 학부모 위원 중 최다득표 당선자인 정경화 동지가 부위원장으로 추천을 받았다. 그러나 7:6으로 2등을 했다. 정경화는 싹싹하게 결선투표를 포기했다. 그래도 6표를 받은 게 신기하다. 우리 둘과 전교조 셋 이외 누가 1표를 던졌을까?
투표에서는 졌지만 우리가 운영위원이 되면서 학교는 많이 바뀌고 있다. 일종의 자진납세다.
우선 학부모 급식이 없어졌다. 고양시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리고 학기초에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걷어 교실 미화에 사용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하는데, 학교장이 돈 걷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학교장이 마인드가 다른 사람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교조 측에서는 우리 때문에 변한 것이라고 한다.
어찌됐든 변화는 있다. 그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2005. 3. 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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