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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호사인가?
어찌됐든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 「왕의 남자」 포스터
요즘 성연이가 아프고,
새해 결심(가족에게 시간 더 내기)도 있고 해서 일을 더 하거나 술자리를 만들 수 있음에도 일찍 퇴근했다. 더욱이 다음 날은 이른 출장이다.
도착한 시간이 8시 20분쯤밖에 안 되었는데도 성연이는 자고 있다.
엄마와 겨루기 한판을 코피까지 쏟을 정도로 걸지게 하고, 지쳐 떨어졌단다.
'꼬막 먹을래?'
'좋지.'
저녁 밥상에 꼬막 한 바구니를 얹어 놓고 나는 소주, 아내는 산사춘을 꺼내놓고 마셨다.
꼬막도 소주도 맛있다.
근데 아내의 전화가 심상치 않다.
'뭐. 못 간다고?' 이런 투의 전화였던 거 같다. '영화' 어쩌고 하는 것 보니 여성당원들이 가끔 하는 영화번개인 것 같다. 결국 가기로 낙착을 본 것 같다.
'영화 보러 같이 안 갈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 왔다. 이런 다음 날 일만 없어도 준비된 듯 '좋지!' 했으련만. 더욱이 끼워 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 아닌가!
잠시 머뭇거리다, 조금 빼다가, 결국 함께 갔다.
영화 제목은 「왕의 남자」다. 영화에 문외한 인 내가 봐도 깔끔하게 만들어진 영화인 것 같다. 꽉찬 구성, 박진감 넘치는 화면 전개, 화려한 색조, 긴장감을 주는 하늘에서 찍는 카메라 기법 등 빈틈이 없어 보였다. 오락 영화 이만하면 됐지 뭐. 누가 뭐래도~
더욱이 기쁜 것은 우리의 맹배우가 나왔다. 궁중을 비방하는 광대들을 잡아가는 포도대장(?)으로 잠깐. (끝나고 물어보니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맹배우는 삼순이 아빠로 나왔던 맹봉학이다. 후배이기도 하다.
새벽(?)에 일어나 출장 준비를 하는데, 성연 왈
'아빠.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네.'
이런. 아들한테 그런 말을 듣다니 ㅠㅠ
그래 앞으론 일찍 일어나자!
<2005. 1. 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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