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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석모도 폐염전에 다녀왔습니다.
염전이 없어진 건 5년 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곳은 염전이 있을 때부터 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문득 떠난 강화도 여행길에
또 그렇게 문득 그곳에 들렀습니다.
염전이 없어진 자리는 널디 넓은 초원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황량한 곳을 유난히 좋아하는 난 너무나 황홀해 미처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햇습니다.
그리고 발길을 옮기고 나서야 그곳 사진을 찍지 못했음을 깨닳았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다까. 사진으로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지 못해도 제 마음 속에는 이미 깊은 각인으로 영상이 새겨져 있는 걸요.
초원을 지나자 폐염전은 논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곳은 물을 가득 담아 놨고, 어떤 곳은 물을 완전히 빼놓았습니다.
물을 뺀 곳은 사막화 되고 있는 아프리카 어느 오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쩍쩍 갈라진 바닥입니다.
갈라진 바닥에는 새발자욱이 가득합니다.
물이 완전히 마르기 전엔 새 먹이가 될 만한 뭔가가 살고 있었나봅니다.
마른 소금이 덮어버린 뚝길을 찍으려다 보니 수평도 맞지 않습니다.
널디 넓은 염전은 이런 풍경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염전에 바닷물을 공급하던 수문입니다.
기능 잃은 소금창고는 옛 성터처럼 허물어지고 있었습니다.
소금창고 내부
소금창고 내부
멀리 마리산 쪽 풍경이 없다면 애리조나 사막 어딘가 같습니다.
이런 풍경도 넓게 펼쳐저 있습니다.
염전 안 호수는 앞으로 저수지가 되겠지요.
새로운 용도로 쓰일 것처럼 보이는 수로입니다.
바람이 거세 석모도 안쪽 바다도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갈매기는 아랑곳 않고 편안하게 모여있습니다.
저 쪽배는 지금도 쓰이는 지 모르겠습니다.
폐염전 밖으로 갯벌이 다시 넓게 생기고 있습니다.
육지 쪽 갯벌은 바람에 마른 소금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갯벌 가운데 소금기에 강한 갯잔디가 자라고 있습니다.
함초식물인 칠면초가 한창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먹으면 짭짤한 물이 톡 터져나옵니다.
석포리 장터에 오니 칠면초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었습니다.
하늘빛을 담은 수로는 쪽빛으로 변해 있습니다.
뒤돌아보니 해는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해변에는 이런 곳도 있습니다.
날씨 따뜻한 날 갯벌을 바라보며 술 한잔 할만한 곳입니다.
바닷가에는 그물자리가 있습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거 같습니다.
갯골도 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갯벌의 부드러운 곡선이 포근해 보입니다.
멀리 석포리가 보입니다.
석포리로 가는 길의 뚝길입니다.
갯벌을 다 지나는 게 아쉬어 뒤돌아 봤습니다.
모네의 그림에 나오는 다리는 아니라도 저녁 햇살에 비친 다리 풍경이 평온해 보입니다.
ps : 석모도 폐염전길은 3-4시간 걷기 좋은 곳입니다.
언제 시간 나면 번개라도 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간다면 비닐봉투를 가져가서 칠면초도 따와야겠습니다.
2011. 05. 02 입력(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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