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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청 '봄이 오는 집'
지난 토요일(1월 3일) 산청에 있는 이준 선배네 집에 갔다.
이준 선배네 집은 간디학교가 있는 산청 둔철에 있다.
'봄이 오는 집' 이준 선배네 집 이름이다.
거기엔 언제나 봄날씨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준 선배네 '봄이 오는 집'/ 낮에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쉬웠다.
우리는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했다. 주인네는 우리가 온다고 통영까지 나가서 여러가지 횟감과 굴을 사왔고, 집에서 가꾼 겨울배추를 내왔다. 나는 허리띠를 끄르고 먹고, 또 먹고를 반복했다.
이준 선배네 집 처마에 마르고 있는 곶감/ 플레시 때문에 색깔이 다르게 나왔지만, 정말 예쁘고 맛있다.
2. 지리산
다음날(4일) 우리는 아침을 먹고 지리산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도인촌으로 유명한 청학동에 있는 삼신봉에 오르기로 했다.
원시림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리산 깊은 계곡과 숲
삼신봉 정상 근처는 커다란 떡갈나무 듬성듬성 자라고 그 밑으로는 조릿대가 초원처럼 자리잡고 있다.
삼신봉은 세석평전에서 남쪽으로 가장 길게 뻗은 남부능선 중간 쯤에 있는 봉오리로 높이가 1,284m에 달했다. 지리산 남쪽에서는 지리산 능선이 모두 보이는 유일한 봉우리라고 한다.
삼신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세석평전
삼신봉에서 바라본 노고단과 반야봉/ 북사면에는 추운지방 나무인 구상나무들이 멋지게 자라고 있다.
오르는 산길 주변 숲은 울창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때 모두 잿더미로 변했었겠지만, 이미 50년의 세월이 지났고, 그만큼 숲은 깊었다.
삼신봉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나무들은 듬성듬성하고, 그 밑으로 조릿대가 초원처럼 펼쳐져 있다.
세석평전까지 힘차게 뻗어 있는 남부능선/ 고사목 지대는 화재의 흔적이라고 한다.
삼신봉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연무에 번진 연봉이 아주 멀리까지 이어져 있다.
아주 전형적인(?) 기념사진
삼신봉에서는 아까 말한대로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5km의 주 능선 봉우리가 모두 보인다. 돌아서서 동쪽과 남쪽을 보니 엷은 안개 넘어로 연봉이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다.
3.
산천재
중산리, 내대 거림골을 모두 품고 있는 곳이 시천면이다.
시천면 소재지인 덕산에는 남명 조식의 유적이 많다. 무덤이 있고, 사당이 있고, 그를 추모해 후학들이 세운 덕천서원이 있다. 그리고 그가 생전 제자들을 모아놓고 가르치던 '산천재'가 있다.
남명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산천재/ 고목이 된 매화나무가 잘 어울린다.
물론 지금 있는 산천재는 남명이 세운 그 건물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여러번 다시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산천재 앞에 서 있는
낙락장송과 키 큰 배롱나무 이제는 스스로 지탱하기조차 힘든 고목이 되어버린 매화나무 등이 지키고 있어 남명의 뜻이 후학들을 통해 면면히 내려왔음을 느끼게 한다.
남명이 누구인가?
퇴계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이다.
퇴계가 부러워했던 건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참 처사의 삶을 살았던 이이기 때문이다.
남명은 어린 아들(명종)의 섭정으로 정치를 농단하던 문정왕후를 향해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을 통해 '일개 과부'라고 일갈하던 이다.
물론 다 아시겠지만, 그의 제자들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써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선다.
수제자였던 정인홍이 인정반정 때 역적으로 몰려 죽지만 않았어도 남명학파는 퇴계학파 못지 않게 풍성했을 것이다.
산천재 앞 노송 옆으로 멀리 보이는 천왕봉/ 남명선생은 일부러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학당 터를 잡았다고 한다.
4.
남사마을 예담촌
덕산에서 원지로 나오다 보면 남사리 예담촌이 나온다.
말 그대로 고래등 같은 옛 기와집들이 동네를 가득 채우고 있다.
양반마을 아니 정확하게는 지주마을이다.
어찌됐든 과거 잘 보존되어 있는 동네다. 높은 담이 이곳에 살았던 이들의 배타적인 부(富)를 말해주고 있겠지만, 생각 없이 그냥 걷기에 좋은 동네이기도 하다.
남사 예담촌 골목길
최씨 고가 행랑채/ 매우 우람하게 지어져 있다.
최씨 고가 안채
ps 1 :
1박 2일 꿈같은 여행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봄날처럼 따뜻한 이준 선배네 부부로부터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고 잘 먹고, 잘 자고, 편안하게 다녀온 여행이었다.
좋은 여행을 함께 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이준 선배네 부부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ps 2 :
3일(토) 밤 10시 넘어서 별똥별비(유성우)가 내린다고 했다.
우리는 시간 맞춰 밖으로 나갔다.
별이 참 많았다.
미리 소원도 준비해갔는데 별똥별이 도무지 안 보였다.
고개가 부러질 정도로 하늘을 응시했다.
드뎌 내 소원을 담은 별똥별 하나가... ㅋ
2008. 01. 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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