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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재수없기까지 한 시인은 얘기했지 자신을 키워온 것은 8할이 '바람'이었다고...

나를 키워온 것은?

적어도 8할은 '자존심'이었던 것 같다.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고 자존심을 지키고자 애써왔다.

그래서 지킨 자존심이 뭐요? 하고 묻는다면 별로 답해줄 말이 없다.

 

일반적으로 자존심이 센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기 앞가림을 재수없을 정도로 잘 하니 그런 사람들에게 나를 견준다면 아마도 '웃긴 X이네' 하는 이들도 있을 거나.

암튼 이거나 저거나 나도 재수없긴 하다.

더욱이 자기애로 뭉쳐졌으니 얼마나 재수없을까...

 

근데 말이야.

나는 나를 사랑하는 거 만큼 남들도 사랑하고 싶어.

근데 받는 쪽에선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나봐...

어차피 받는 쪽의 느낌이 중요하다면 욕먹어도 싸지...

 

 

2.

 

자존심을 형편없이 잃는 일이 계속 겹쳤다.

물론 그래도 다 잃을려면 아직도 멀었겠지만, 중심추를 잃은 오뚜기처럼 중심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자존심 상실의 속도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3.

 

매월 제출하는 과제인 독후감을 썼다.

너무 시간이 없어 매우 성의없이 쓰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남들에게 보이기도 부끄럽지만, 책은 오랫만에 만나는 아주 이질적인 것이어서 받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기에 그냥 올린다.

 

 

 

 

이 책은 일본의 작가 나카지마 아츠시의 짧은 단편 2편과 중편 2편을 묶은 것으로, 말하자면 소설집이다. 명진숙이 옮겼고, 이철수가 그림을, 신영복이 추천 및 감역을 했다. 다섯수레에서 출판했다. '

 

겁 많은 자존심'과 '존대한 수치심'이라는 매우 어울리지 않는 감정의 조합을 간직한 한 사내의 얘기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집은 소재부터 매우 색다르다.

야만적인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치던 제국주의 전쟁통에 그 전쟁의 중심축 중 하나인 일본에서 살았던 한 양심의 외로움이 오롯이 묻어난다.

 

 

2008. 11. 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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