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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령산 능선을 따라서

풀소리 2017. 8. 23. 18:07

제가 초여름이면 늘 걷던 길이 있습니다.

장흥에서 양주 기산저수지로 넘어가는 큰 고개가 있는데,

그 고개 이름이 말머리고개입니다.

말머리고개에서 고령산 능선길을 따라

보광사 뒤에 있는 앵무봉을 거쳐 보광사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이 길은 능선길이라도

봉우리마다 오르내림이 가팔라

제법 힘드는 곳입니다.

 

다만, 처음서부터 끝까지 나무들이 울창해서

그늘길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간에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보루성인

기산보루성도 있고,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는

천연 전망대도 있습니다.

 

 

기산보루성

 

중간에 높은 봉우리에 있는 기산보루성입니다.

이곳에서는 삼국시대 유물도 발견된다고 하니

아마도 삼국시대부터 사용됐나 봅니다.

 

조선시대에도 봉수대로 쓰였다고 하니

봉수대를 겸한 보루성인가 봅니다.

 

보기에도 견고하게 쌓아놓은 성벽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속절없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성벽은

망한 왕국의 흔적으로 보는 것처럼

애잔하기만 합니다.

 

 

 

 

 

보루성 위의 화살나무는

벌써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다른 나무보다 일찍 단풍이 드는 화살나무지만,

벌써 단풍이 들 철은 아니죠..

 

아마도 올봄 심한 가뭄에 입은 내상이

이른 단풍으로 나타나나 봅니다..

아치 조로하는 우리 엄마들 처럼요..

 

 

전망대에서 본 돌고개 마을입니다.

돌고개 마을은 장흥계곡에서 제일 넓은 곳입니다.

아주 후미진 시골이었을 이곳은 지금

휘황찬란한 모텔들로 도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맑은 날이면 도봉산과 북한산까지

아주 선명하게 보일 터인데,

습도 높은 공기 덕에

오늘은 희미하게 보입니다.

 

 

 

 

요즘 비가 많이 와서 버섯들이 참 많이 자랍니다.

버섯은 비슷비슷해서 이름을 외우기 참 힘듭니다.

 

그런데 이 버섯은 아주 처음 보는 버섯입니다.

마치 우주에서 온 새로운 종류 같기도 하고,

우주 생물로 변태를 할 것도 같습니다..

 

 

 

 

요즈음은 비가 많이 와서

조그마한 계곡도 이런 폭포를 만듭니다.

물이 얼마나 찬지

5분 이상 발담그기가 힘드네요..

 

 

 

 

여름의 끝을 알리듯

늦여름의 상징 원추리꽃도

끝물로 가고 있습니다..

 

 

 

보광사 목어입니다.

목어의 유래나 쓰임새와 별개로

저는 이 목어를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2000년대 초에 왔을 때는

채색이 많이 남아 있어 참 화려하고 멋졌었는데,

언제부턴가 올 때마다 퇴색해서

마치 노년의 쓸쓸함처럼 느껴집니다.

 

보광사 앞 버스 정류장까지는

대략 7.5km 정도 되네요..

놀며 쉬며 약 4시간 30분 걸쳐

오랜만에 고령산 능선길을 걸었습니다.

 

 

<2017년 8월 19일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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