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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알았다.
자기학대가 자기위로의 한 방식이라는 걸...
어제 한 후배를 만났다.
한 때는 한없이 자랑스러웠고,
그후로는 서로 언급조차 피하는 트라우마가 되어버린
"조직"
그 후배와 난 서로 모르는 사이였어도
그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내집 근처로 지금은 의문사 일에 종사하는 후배가 우연히 이사를 왔다.
그 후배도 만나기 전까지 단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서로 "조직"이라는 '과거'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버렸다.
그 후배가 지금 민주노총 산하연맹(노조) 중 제일 큰 곳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를 함께 만나자고 했고, 그게 어제다.
민중총궐기일에다 국회에서는 개악된 노동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발광하는 통에 만남이 될까 했는데, 만나기로 했다는 연락이 퇴근무렵에 왔다.
7시 30분이 다 되어 약속장소로 나가니 소주 빈병이 3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그 후배는 처음이 아니라고 했지만, 만났던 기억이 없음에도 늘 본 듯한 인상이다.
적당히 술기오른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늘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지쳐보였다.
6년 상근을 하고 2개월 휴직계를 냈다고 한다.
태백산 밑 고향에 가서 쉬었다올 모양인데, 속마음은 상근을 접고 싶다는 거였다.
이심전심. 안스럽기 그지없었다.
위로랍시고, 조언이랍시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
나 또한 오바를 했다.
내가 왜 오바를 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방식으로 날 위로하고 있었다.
내가 날...
후배를 위로한다는 게 결국 내가 날 위로하는 꼴이 되었다.
자/학
<2006. 11. 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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