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다녀왔다
작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두 점의 국보 '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마련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름하여 「사유의 방」이다. 소식을 듣고 바로 가고 싶었지만, 며칠 전에서야 갈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라고 배웠는데, 일부 학자들은 「미륵보살반가사유상(彌勒菩薩半跏思惟像)」으로 부른다고 한다. 차이는 태자시절 고뇌하는 싣다르타를 표현한 것과 미래불인 미륵보살을 표현한 것이다. 나는 미륵보살로 보기로 했다.
세상일이 힘들 때..
찾아와 영혼을 치유하고 간다는..
그 미륵보살 말이다.
「사유의 방」에 들어서면 가만히 있어도 문득 영혼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보일락말락 하는 얼굴에 스며든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사유의 저 너머에 뭔가 행복한 깨달음이 있을 것만 같다. 주변 사람들이 없다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난다면 좀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사유의 방」으로 안내하는 화살표를 보았다. 언듯 보면 두 개다. 하나는 실물이고, 또 하나는 그림자다. 실물이면 어떻고 그림자면 어떤가. 방향만 올바르게 가리킨다면 말이다.
2022년 6월 2일
풀소리 최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