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2007년 첫눈
풀소리
2017. 9. 1. 11:10
1.
어제 저녁 8시30분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늦가을 비가 차갑게 내리고 있었다.
버스가 영등포를 벗어나 당산역을 지나면서
갑자기 비는 눈으로 바꿨다.
예기치 못한 순간
가로등 불빛에 흩날리는 송이 큰 눈발이
신/기/했/다
괜히 좋았다.
몇 군데 문자를 보내고 눈 내리는 한강을 건넜다.
눈 내리는 동네 수퍼앞
2.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만난 큰누나 하는 말
'네 얼굴을 보면 근심걱정이 하나도 없는 거 같아~ 정말 그러니?'
우리는 서로 처다보며 웃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한 해였는데,
연일 이어지는 폭음으로 건강도, 몸매도, 정신도, 엉망이 된 한 해였는데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나 보다.
눈 쌓인 아침 풍경/ 눈 덮힌 아파트 옆 박씨 선영
3.
우리 동네에는 비가 내린다는 아내의 답장이 있었는데,
그러나 고양시로 접어들면서도 버스 차창으로는 여전히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화정을 지나고 어울림누리를 지날 때
라이트 조명을 모두 켜놓은 운동장에는
함박눈이 하늘 가득 내리고 있었다.
첫눈...
그냥 좋았다.
<2007. 11. 2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