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카네이션과 편지
풀소리
2017. 8. 21. 15:53
체게바라님의 [조악한 카네이션] 에 관련된 글.
나도 성연이에게 카네이션을 붙인 편지를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성연이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학교에서 편지쓰기를 하였나보다.
'고마워!' 하며 편지를 펼치려는 순간 성연이는 내게
'아빠는 나하고 잘 놀아주지 않아서 대강 썼어. 하하.' 한다.
열어보니 달랑 두 줄!
그러고 하는 말이, '아빠는 별로라서 이름에다가도 줄을 쳤어!' 한다.
그리고 엄마 꺼에는 편지 안에도 카네이션을 두 개씩이나 더 붙여놓고,
편지도 한쪽이 빽빽할 정도로 썼다.
순간 반성모드...
아내는 '거봐 평소에 애한테 잘해줘야지...' 한다.
사실 난 지금도 누구를 사랑하는 게 참 서툰가보다...
혼자서는 잘 노는데, 누군가와 힘들게 함께 하는 일은 여전히 잘 못한다.
아이하고도 마찬가지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놀아주지 않고 말이다.
...
<2007. 5. 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