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황이 이럴까. 4달이 지난 파업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집회 모습은 '죽음'이 겨우 종이 한 장 뒷면에서 아른거리는 고통이 묻어 나온다. 난 지난 14일 집회를 올린 동영상을 보면서 한 동안 멍해있었다. 그러나 어제(16일) 현장에서 본 그들의 집회는 동영상과 또 다른 것이었다. ▶ 채 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가게에서 산 찬 우유를 먹이는 엄마는 행여 아이 손이 얼까 자신의 언 손으로 감싸고 있다. 날은 왜 이리 추운지. 한겨울 혹한이 초겨울에 한꺼번에 닥친 것 같고, 바람은 매섭다. 남쪽 지방이라지만 대구의 추위 또한 만만찮은 것 같다. 스치로폼 방석에 장갑으로 중무장했건만 덜덜 떨리기만 한다. ▶ 거리 행진을 위해 조합원들이 웃통을 벗고 있고, 어린 아들이 그런 아빠를 보고 있다. ▶ 이런 ..
우리 노동자들이 역사의 주역으로서, 민중의 삶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거대한 방파제로서, 한해 동안 후회 없이, 부끄럼 없이 단결하고, 연대하고, 투쟁하고, 그 성과들을 안고 자랑스런 얼굴로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고, 서로를 위로해야할 이 자리, 2005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우리는 기쁨보다 한없이 무거운 반성이 앞섬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진정 노동자 민중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것인가?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자의 문제에 우리는 정면으로 대처하고 있는가? 우리는 민주노총이 맞이하고 있는 위기를 바라보며, 그 위기를 돌파하고, 노동자 민중의 희망으로 거듭 나기 위해 우리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본과 위정자들은 세계적인 대자본가들에게 노동자 서민들을 한없이 수탈하도록 내맡기는 이른바 신자유..
최경순 운영위원님은 이번 민주노총 사태에 영향받지 않아요? 예. 학교에서 주임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운영위원님을 많이 걱정했어요. 저야 괜찮아요. 어제 아이 학교 바자회가 있었고, 운영위원회에서 주최를 했기에 나도 아침부터 참가했다. 교장 선생님은 운영위원들이 너무 고생했다고 저녁을 사시겠다고 했고, 먼저 자리를 잡고 다른 운영위원들을 기다리면서 교장선생님이 내게 하신 말씀이다. 민주노총. 우리의 자랑! 무수한 투쟁과 열사의 목숨을 바쳐 만든 우리의 무기! 진부한 표현이 되었지만, 사실이 아닌가. 제대로 된 상근비 한 번 받지 못하고 10여년 이상 청춘을 바치고, 감옥에 가고, 병들고 하면서도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사람들이 어디 하나 둘이랴. 그런 사람들의 정신이 묻어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동경과 희망..
진보네님의 [트랙 팩 17 : 민주노조운동 어디로가나] 에 관련된 글.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해 민주노총 법률원 관계자 11명은 18일 성명을 내 “사무총국 15명 활동가들의 사직 성명을 지지하면서 법률원의 성원들도 곧 그뒤를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도부 사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그 결단으로 다시 불씨를 살리는 출발점이 되어주시기를, 그리고 현장에서 투쟁을 독려하는 백의종군으로 다시 평가받으시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 10월 19일자 매일노동뉴스 지난 15일에 있었던 민주노총 시국토론회에 150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른바 전노투로 분류되는 강성(?)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여러 단위에서 참석했다. 다만, 민주노총과 주요 연맹이 함께 사용하는 ..
11시쯤 된 늦은 밤 동네에 사는, 모 연맹에 상근하는 후배가 전화를 했다. '선배님. 술 한잔해요.' 나나 그나 술을 좋아하기에 시간과 관계없이 술을 마시자고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느낌이 이상했다. 후배는 고양시 화정 근처에 있었고, 난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서부간선도로 목동 앞을 지나고 있었다. 거리도 거리고, 시간도 시간이라 다음 기회에 마시자고 말하려 했지만, 어느덧 술집을 정하고, 기다리라는 말이 나왔다. 순전히 그놈의 느낌 탓이다. 내가 술집에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다 되었을 때였다. 동네에 사는 후배 한 명이 함께 있었고, 둘은 500cc 맥주잔을 반쯤 비운 상태였다. 자리에 앉자 화제는 이내 '민주노총'과 '강승규 수석'으로 돌아갔다. '선배님. 어떻게 ..
펑킨님의 [기아비노조파업투쟁(9/28)] 에 관련된 글. 오늘 기양관광지부장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다. 기양관광은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IMF 때 분사된 회사로 우리 노조 산하 지부 사업장이다. 기양관광은 지금도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의 출퇴근 등의 일을 담당한다. '큰일 났어요. 평소대로 기아자동차 총무과의 요청으로 차를 댔는데, 구사대를 태웠어요.' '예?'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이 오늘 파업했는데, 우린 몰랐어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차를 댔는데, 구사대를 가득 실은 거예요.' '그래요?' '예. 지금 노조 게시판에 글이 떴는데, 순식간에 조회수가 200이 넘었어요.' 사태가 심각하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차량 10대를 동원하였고, 약 400명이 차량당 소화기 20-30대와 카메라 등을 소지하고 있단다..
연정(戀情) 없는 연정(聯政)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제5차 정치포럼 주제는 '연정'이다. 홍보 찌라시를 만들면서 깨굴 동지는 '연정(戀情) 없는 연정(聯政)'라는 멋진 카피를 만들었고, 또 재기발랄함이 뚝뚝 묻어나는 찌라시를 만들었다. 제5차 정치포럼 (온라인)홍보 찌라시 제5차 정치포럼 주제 : 연정(聯政) 날짜 : 2005년 7월 27일(수요일) 저녁 8시 장소 :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사무실 주제 설명 : “정체성이냐? 정권 획득이냐?” 웬 뜬금없이 연정(聯政)이랴? 하지만 이번(5차) 정치포럼 주제는 연정으로 정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연정(聯政)” 발언 이후 당에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공론화 되었습니다. 사실 연정에 대한 논의는 몇 년 전부터 비밀스럽게 나돈 문제이고, 일부에서는 구체적으로..
풀소리님의 [ 고양시위원회 정치포럼] 에 관련된 글. 포럼이 있고 한 달만에 후기를 올린다. 바쁘기도 하였지만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책임을 진다는 건 쉽지 않다. 여름 한철 (포럼을) 쉬고 가려했더니 당원들 성화가 의외로 거세다. 힘들지만 행복하다. 노동운동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 고양시위원회 제4차 정치포럼 - 지난 2005. 6. 3 고양시위원회 제4차 정치포럼이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노동운동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였다. 이날 포럼의 발제는 한석호 동지(「전진」 조직위원장)와 김정호 동지(「해방연대」)가 담당했다. 그리고 지역에서 17명의 동지들이 포럼에 참석했다. 발제하는 한석호 동지 / 노동과 민중이 연대할 수 있는 투쟁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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